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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진 의협..새 ‘비대위’ 출범 전부터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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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원회 비대위 구성 '정관 위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대한의사협회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지기도 전에 암초를 만났다. 비대위에서 배제된 노환규 회장이 크게 반발하고 있는데다, 새 비대위 구성을 맡을 대의원회가 정관을 어기도 비대위 구성을 결의, 내홍이 불가피해 보인다.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변영우 의협 대의원회 의장을 겨냥 “과거 대정부 투쟁에 앞장섰던 분이 박근혜정부 들어 투쟁의 반대 목소릴 내고 있다”면서 “정부가 유화채널로 (변)대의원의장을 활용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변 의장이)준공무원이라 할 수 있는 지방의료원 원장직이라는 개인사정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변 의장 주도로 개최된 의사협회 임시대의원회총회(임총)에서 노 회장을 배제시킨 새 비대위를 구성키로 결의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임총에선 다음달 15일까지 노 회장을 제외한 집행부와 지역별, 직역별 대표 20~30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노 회장을 비롯한 현재 집행부와 이전 비대위가 정부와의 협상에서 ‘원격진료 입법 과정서 시범사업'에 합의하는 등 회원들의 민심을 반영하지 않았다는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의협은 원격의료 시법사업 허용 여부를 새로운 비대위에서 다시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새로운 비대위는 출범도 전에 위법 논란에 휘말렸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비대위 등 투쟁 기구는 집행부의 권한으로 대의원회에서 구성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전날 열린 임총에서도 대의원회의 비대위 구성은 정관에 위배된다는 반대가 나왔다. 한 대의원은 “헌법상 대통령이 군통솔권자인데 북한이 쳐들어오자 국회가 ‘여자 대통령인 만큼 국회가 군통솔권을 갖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반발했다. 노환규 회장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관에도 없는 대의원 총회 비대위 구성을 의결한 것은 그들이 항상 내세우는 정관을 위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사실상 두 개로 쪼개졌다. 노 회장은 당초 전날 임총 안건에서 거부당한 ‘2차 집단휴진 재돌입’에 대한 긴급 회원투표(28일~30일) 결과를 별도로 공개했다. 개표 결과를 보면 투표참여인원 2만4847명 가운데 집단휴진 찬성은 2만1309명(85.76%)이 반대(3538명)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노 회장 지지층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양측 모두 대정부 투쟁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집단휴진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의협의 내분으로 파업 동력이 떨어지는데 정부와 재협상 명분도 약하다. 의협 관계자는 “노환규 회장과 이전 집행부를 아우르는 비대위가 구성돼야 동력이 모아진다”며 “이렇게 된 이상 파업은 더 힘들 것”이라고 점쳤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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