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삼성 갤럭시S5가 이르면 26일 오후 한국 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된다. 4월11일로 예정된 글로벌 출시 일정보다 보름가량 빠른 것이다. 출고가는 86만8000원이 유력하다. 출시 시기를 앞당긴 것도, 전략폰을 80만원대에 내놓는 것도 이례적이다. 파격적인 삼성의 베팅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갤럭시S5는 27일 출시가 유력하지만 이동통신사 사정에 따라 이날 오후 출시 가능성도 열려 있다. 늦어도 이번 주에는 개통을 시작할 계획이다. 삼성디지털프라자 등 판매점들은 갤럭시S5 사전 예약을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신규·번호이동 등이 모두 가능하며 영업정지 중인 KT와 LG유플러스는 파손·분실 제품이나 2년 이상 사용한 제품의 기기변경만 가능하다. 가격은 86만8000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의료기기법이 개정되기 전이어서, 조기 출시되는 갤럭시S5는 심박센서 기능도 일단 비활성화한 상태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출시 일정과 출고가를 파격적으로 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갤럭시S 시리즈는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은 2억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 직전이라는 분석과 함께 고가 스마트폰의 판매 부진 우려가 고개를 들었다. 삼성 입장에서도 'S라인'의 건재를 입증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게다가 국내 이통사 영업정지라는 변수까지 발생했다. 글로벌 출시 일정과는 무관하게 이례적인 '선(先) 판매'에 나선 것도 그 때문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 부문 사장은 이날 오전 갤럭시S5의 조기 출시를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등 거래선과의 관계, 1분기 실적악화로 인한 조기출시 전망 등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날 출시가 공식적인 판매라기보다는 이통사를 배려한 '특별한 마케팅'으로 의미를 축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조기 출시에는 다음 달 5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SK텔레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에도 나쁠 게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점유율 50%의 1위 사업자가 정상 영업 중일 때 전략 스마트폰을 내놓음으로써 출시 초기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판매로 보다 많이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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