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산업은행이 13년 만에 1조4000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STX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해 1조원대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결산 결과를 공시할 예정이다.
산은이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0년 이후 13년 만이다. 산은은 1998년 4조88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1999년에 2117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2000년에는 대우그룹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1조398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꾸준히 흑자를 내 2012년에는 946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산업은행이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기업 구조조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한때 재계 서열 13위였던 STX그룹 계열사들이 경제위기 여파로 경영난에 직면하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대규모 지원과 동시에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대우생명과 KDB생명으로 인한 손실도 컸다.
이 같은 영향 때문에 대규모 적자는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 역시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적자규모가 1조원 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올해는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산은은 내다보고 있다. 홍기택 회장은 당시 간담회를 통해 "올해는 대손충당금이 감소하면서 6000억원대의 순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로 부실여신을 방지하고 대손비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