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개 기업 주총]'속전속결' 효성, 조석래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상보)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재판을 앞두고 있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효성 사장.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효성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3남인 조현상 부사장도 신규 선임됐다.

효성그룹은 21일 오전 10시 지하 대강당에서 열린 제5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를 포함한 사내이사선임안과 이사보수한도 증액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상운 부회장이 의장을 맡았고 조 회장 일가는 주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주주총회는 별다른 진통없이 30분만에에 속전 속결로 끝났다. 세계 최대 주총안건 분석회사인 ISS가 반대 의견서를 내는 등 논란이 예상됐으나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이 반대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김용수 주주는 "조석래 회장 등 효성 오너 일가들이 지난해 신문 지상에 불미스러운 일로 오르내렸으며 회사 집행부가 이런 일이 없도록 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 회장과 이 부회장은 수천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한 조세포탈과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조 사장은 ㈜효성의 법인자금 횡령 및 조세포탈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사외이사에 신규 선임됐고, 한민구 서울대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이사 보수총액 한도는 기존 7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이사 수는 12명으로 지난해보다 1명 감소했지만 보수한도는 되레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논란이 예상됐으나 한 주주는 "삼성전자 400억에 비하면 등기 이사 보수 100억원은 턱없이 모자르다"면서 "조 회장께 알뜰 살뜰 비용을 아끼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듯 이상운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윤리경영을 실천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업풍토를 만들어 가겠다"며 "올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바탕으로한 책임경영을 확립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투자한 만큼의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뛰어난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의 신뢰 관계를 공고히 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기존 핵심사업분야 및 응용 분야에서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지속성장의 기반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