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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가 들어온다고요?' 지하철역사 개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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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상가임대료 현실화 등 빚 줄이기 안간힘
-영세상인 "동네상권 죽이기" 반발

[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지하철에 편의시설을 놓는다고요? 안 그래도 프랜차이즈 때문에 힘든데 지하철에서 동네상권을 더 죽이려 들다니 말이 됩니까?"


지난 7일 숙대입구역 상가. 이곳에서 5년간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씨는 숙대입구역 구내에 세탁소 등 편의시설이 들어온다는 서울지하철 측의 계획을 아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없다"면서 이 같이 거친 반응을 보였다. 박 씨는 "지하철 적자를 메꾸려는 서울시의 의도는 알겠지만 동네세탁소로선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 공사가 맥킨지와 삼일회계법인의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내놓은 지하철 경영혁신안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와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양 공사 경영혁신안의 핵심은 비운임수입을 17%에서 35%로 늘리겠다는 것. 한마디로 역 내외 사업으로 돈 벌어 부채를 줄이고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양 공사는 이를 위해 ▲지하철 내 구두수선집 세탁소 등 생활편의 시설 확충 ▲역사명에 인근 상업시설 병기 ▲브랜드 점포 비중 확대 ▲지하철 역사 개발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벌써부터 역 인근의 상인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숙대입구역 주변 상인들은 편의시설 입정 계획이 동네 상권 쪼개기밖에 안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서울시 측은 "기존 업자들을 유치하는 것이니 영세상인들의 손실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변 상인들의 반응은 그와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지하철 상가의 임대료를 현실화하고 유명 브랜드 위주로 고급화하겠다는 방안도 상인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랜차이즈나 유명 화장품업체들이 이미 여럿 입점한 상황에서 유명 브랜드 입점을 더욱 늘리는 것은 상인들의 터전을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판이다. 공사 측은 "브랜드 점포 비율이 워낙 낮은 만큼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상인들은 "결국 대형 브랜드에 우호적인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역명 병기와 대기업 광고유치에 따른 공익성 문제도 공사가 풀어야 할 숙제다. 자칫하면 시민들이 역사내 광고와 역명에서부터 대기업 브랜드에 노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하철 역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이준형(31)씨는 "적자를 줄이겠다는 건 알겠지만 '명동롯데백화점역'이라고 하면 조금 이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혁신안에 지하철 부채의 주요인 가운데 하나인 두 공사의 매출 대비 높은 인건비와 분리 경영에 따른 비효율 등의 문제가 빠진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놔둔 채 시민들과 영세상인들의 부담으로 지하철 채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반면 서울시와 지하철 공사는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노인무임승차와 같은 중앙정부의 정책에 따른 구조적인 부담을 어찌할 수 없는 형편에서 채무를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설명이다. 서울 메트로 관계자는 "운임비가 원가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장기적인 지하철 투자를 위해서도 역내 수익성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공익성을 더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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