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 시장 여론조사서 우세… 새누리당, 안상수 전 시장 경선요구로 교통정리 쉽지않아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이학재 의원이 인천시장 출마를 포기, 유정복 전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6·4 인천시장 선거는 민주당 송영길 시장과 새누리당 안 전 정관 대결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물론 새누리당의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국민경선을 요구하며 당과 안 전 장관을 압박하고 있지만 민주당과의 접전을 앞두고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의원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유 전 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시장 선거에 나가지 않기로 했다”며 “‘인천의 꿈’을 이제 유 전 장관을 통해 실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금 야권은 어떻게든 이기고 보자며 이념, 정책과 관계없이 통합 연대 중이고, 대의와 원칙에 따른 정도정치는 사라지고 편리와 기회만 쫓는 꼼수 정치를 펼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장관도 “이 의원의 결정은 지방선거를 통해 인천 발전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뤄내고자 하는 고뇌 속에 나온 희생적 결단”이라며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유 전 장관과는) 같은 자리를 놓고 다툴 수 없는 사이”라고 말했듯이 두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또는 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따라서 인천시장 선거를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이 의원으로서는 쉽지않은 결정이었지만 정치적 동지이자 선배격인 안 전 장관과 인천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싸울 수 없는 상황임을 직시한 것으로 보인다.
오랜 정치적 활동무대인 경기도를 떠나 인천시장에 도전하는 안 전 장관 입장에서도 이 의원의 용퇴와 지지가 세를 결집하는 중요한 발판이 됐음은 물론이다.
새누리당의 유 전 장관 차출로 이번 6·4 인천선거는 민주당 송영길 시장과 유 전 장관의 양자 대결구도가 만들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인천시장 후보로 새누리당의 안상수 전 인천시장과 민주당의 문병호 의원이 가세했지만 양 당 모두 수도권에서의 필승에 사활을 걸고 있는만큼 빠른 시일 내 교통정리를 해 본격적인 선거전에 앞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은 송 시장이 현직 프리미엄에 당내 인지도가 높고 그동안의 여러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지르고 있어 경선까지 가지 않고 송 시장 밀기에 당력을 모을 것으로 점쳐진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안 전 시장의 양보가 없는 한 경선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안 전 시장은 이날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타인에 의한 안타까운 결정”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른 국민경선을 요구했다.
안 전 시장은 “인천을 위해 전혀 한 일도 없고, 일할 준비도 안돼 있는 유 전 장관을 지지한다는 것은 본인의 의지와는 다르게 그 어떤 압력이나 보이지 않는 조정이 있었던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며 “박심(朴心)을 파는 ‘거짓연대’”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또 “두 사람의 연대로 인천시장 선거의 이슈는 박근혜정권 심판의 장으로 변질 될 것이고, 300만 인천시민과 16만 인천의 새누리당원이 그토록 열망하던 송영길 심판은 물건너 갈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약속한대로 정정당당하게 당헌과 당규에 정한 국민참여선거인단 대회를 성공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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