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쿠바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정치적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은 이날 수도 아바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로운 정치협력 협정 체결을 위한 EU의 제의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EU와 쿠바 정부 간의 정치적 대화는 양자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EU는 쿠바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이유로 외교 관계를 제한해 왔으나 쿠바가 점진적인 개혁을 추진함에 따라 관계 재정립을 모색해 왔다.
EU는 쿠바와 교역 확대 등 경제 협력을 증진하기 이전에 우선 정치적 대화를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EU의 28개 회원국은 지난 1월 쿠바와 관계 정상화 협상을 개시하는 조건에 합의했다.
지난달 1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 회의는 쿠바와 협력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을 승인했다. 당시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EU와 쿠바는 관계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쿠바의 개혁과 민주주의 발전을 지원하기를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EU는 1996년 채택된 '공동외교 입장'에 따라 쿠바의 인권 침해를 이유로 쿠바와 관계를 제한해 왔다. 2003년에는 쿠바 정부가 반체제 인사 75명을 투옥하자 EU는 쿠바와 관계를 단절했다. 2008년 EU와 쿠바 간에 대화가 재개된 이후 쿠바는 일부 EU 회원국들과 쌍무 협력 관계를 맺었다. 2010년 쿠바 정부가 수감된 반체제 인사를 대거 석방하고 경제개혁을 추진하자 EU는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EU는 2008년 이후 쿠바에 약 8천만 유로의 원조를 제공했다. EU는 쿠바의 인권 개선과 민주화 진전 정도에 따라 추가 지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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