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올해 국내 PDP 신제품 없어", LG "지난해 6종에서 올해 2종으로 줄여"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평판 TV 시장에서 LCD에 밀린 플라스마디스플레이패널(PDP)가 올해를 기점으로 마침내 사라질 전망이다. 일본 TV 업체 파나소닉 이달부터 PDP TV 전면 생산 중단에 나선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예 출시하지 않거나 모델 수를 크게 줄여 내며 시장 철수 준비에 나섰다.
3일 TV 업계에 따르면 일본 파나소닉이 이달부터 PDP TV 생산을 중단한데 이어 삼성전자는 올해 국내 시장에 PDP TV를 출시하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전자 역시 지난해 총 6종의 PDP TV를 내 놓았지만 올해는 단 2종의 PDP TV만을 내 놓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PDP TV 신제품은 2종으로 미국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 일부에 출시할 계획"이라며 "국내의 경우 지난해 2종을 출시했는데 판매량이 극히 미미해 올해부터는 출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총 6종의 PDP TV를 국내 시장에 선보였지만 올해는 42인치와 50인치 등 2종의 제품만 내 놓을 계획"이라며 "3D, 스마트TV 기능을 모두 뺀 중저가형 모델로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PDP는 한때 LCD와 고화질(HD) TV 시대를 놓고 자웅을 겨뤘지만 LCD에게 왕좌를 넘겨줘야 했다. 동작 속도가 빠르고 명암비가 높아 초기에는 LCD 보다 화질면에서 크게 앞섰지만 LCD 기술이 발달하면서 차이가 없어지자 두껍고 전력소모가 많은 PDP가 시장에서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LCD가 급격하게 대형화 되고 가격이 급락하면서 PDP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점유율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차세대TV 시장서도 LCD는 울트라HD(UHD)급으로 해상도를 높여가며 시장을 주도했지만 PDP는 초대형 일부 제품을 제외하곤 풀HD급 해상도에 머물러 시대의 흐름에 뒤떨어지며 퇴출의 길로 접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아직 내년 PDP TV 생산 계획을 정하진 않았지만 생산중단을 선언할 가능성도 높다. LCD 패널 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PDP TV를 저가 시장 대응용으로 내세웠던 전략도 더이상 유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DP 모듈을 생산하는 삼성SDI와 LG전자도 라인 재조정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SDI는 천안과 울산에 PDP 생산라인을 갖고 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PDP TV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들 경우 일부 라인을 다른 용도로 구조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LG전자 역시 시장상황에 따라 구미의 PDP 생산라인을 일부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PDP 시장이 크게 축소되긴 했지만 아직 선호하고 있는 지역이 있어 시장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현재로선 천안과 울산 생산라인 모두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PDP TV 출하량은 1029만5000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585만5000대까지 줄어들고 내년에는 255만2000만대로 매년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오는 2016년에는 70만대까지 줄어들며 명맥만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LCD가 발전한 만큼 PDP도 계속 발전해 왔지만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해 시장에서 밀려나게 됐다"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한때 초대형 프리미엄 시장에서 PDP TV를 선보이려 했지만 LCD가 빠른 속도로 대형화 됐고 UHD, OLED 등 차세대TV 시장이 본격화 되며 PDP가 설 자리를 잃게 된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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