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김연아(24)는 소치에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은메달. 충분했다. 언제나 그랬듯 김연아의 앞에는 여왕의 운명이 열려 있었다.
김연아는 2006년 11월 시니어 무대에 데뷔했다.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열린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그랑프리 2차 대회였다. 그는 쇼트프로그램(이하 쇼트)에서 출전선수 12명 중 첫 번째로 등장했다. 쇼트 62.68점(1위), 프리스케이팅 105.80점(4위) 합계 168.48점으로 동메달을 땄다. 쇼트에서 시니어 데뷔 뒤 첫 1위를 맛봤다.
결코 우연은 아니리라. 21일(한국시간) 고별 무대에서는 맨 마지막 순서로 연기했다. 시니어 무대 등장은 가장 먼저, 마무리는 맨 마지막으로 한 것이다. 그러므로 소치동계올림픽은 떠나는 여왕을 위한 고별의 의식이었다. 특히 이날 프리스케이팅 경기의 첫 출전선수는 여왕의 뒤를 따라야 할 박소연(17·신목고)이었다.
여왕이 등장을 알린 곡도, 작별을 고한 곡도 탱고다. 김연아가 시니어 데뷔 무대 쇼트프로그램에서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음악은 '록산느의 탱고'였다. 영국 가수 스팅(63)이 작곡해 영화 '물랭루즈(2001)'에 삽입된 곡이다. 그리고 마지막 무대에서는 아르헨티나의 탱고 거장 아스토르 피아졸라(1921~1992)의 '아디오스 노니노'에 몸을 맡겼다.
여왕은 떠났다. 탱고의 선율만 아스라이 남아 아쉬움 가득한 팬들의 귓전을 울린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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