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e뉴스팀]배우 전지현과 이정재가 최근 SK텔레콤 '잘 생겼다 LTE-A' 캠페인 광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며 깜찍발랄한 노래와 춤을 선보였다.
전지현은 랩을 선보이는가 하면 온 몸으로 리듬을 타며 벽을 잡고 춤을 췄다. 평소 그녀의 털털한 성격이 촬영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후문이다.
이정재는 기존의 점잖은 이미지를 벗고 가볍고 앙증맞은 댄스를 선보였다. 가벼운 스텝과 손동작에 그의 호탕한 웃음이 더해져 '잘생겼다 춤'이 완성됐다.
그들은 광고에서 독특한 가사의 노래에 재밌는 표정과 몸짓을 더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전지현과 이정재가 부른 노래의 가사는 '잘생겼다x4 얼굴 얘기 아니에요 오해 말아줘. 생겨줘서 고맙다고 감사하는 말이에요. 잘생겼다x4 잘생기지 않은 사람 어디 있나요. 정말 정말 못난 놈도 엄마에겐 잘생겼어. 잘생겼다x4 생겨줘서 고마워요. 우리 모두 잘생겼다'로 이루어졌다. 노래 가사의 절반 이상이 '잘생겼다'로 구성됐다.
이들이 말한 '잘생겼다'는 외모가 잘 생겼다거나 잘났다는 의미가 아닌, 통신 기술을 통해 '잘 생겨난' 것들의 존재를 인정하고 감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두 배우의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노래와 제스쳐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재밌다고 느끼게 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작위적인 느낌도 함께 들게 한다.
평소 친근함보다 '스타'의 이미지가 강한 두 배우가 일부러 망가지려 애쓰고 있는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것이다.
감독은 세련된 배경과 의상·외모에 어설픈 노래와 랩·춤을 더한 '믹스 매치'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려는 의도를 갖고 광고를 제작한 듯하다. 아무리 유명한 패셔니스타들이 종종 시도하는 '믹스 매치'라지만 이 광고에서의 매치는 실패한 '믹스 매치', 즉 '미스 매치'이다.
세련됨으로 무장한 그들이 어설픈 노래와 춤을 통해 어설픔을 어필하지만 광고 속의 그들은 '나 되게 웃기죠? 웃기다고 말해줘요'라며 연기하고 있는 듯하다.
또한 누가 봐도 예쁘고 잘생긴 그들이 광고를 통해 '우리'라는 말을 사용하며 소비자와 동질감을 형성하려 시도하지만 어쩐지 쉽게 공감이 가지는 않는다.
전지현은 영화 '엽기적인 그녀' 이후 다양한 변신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실상 그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와 유사한 캐릭터를 맡았던 영화 '도둑들'·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등의 작품 외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이번 광고도 그와 한 맥락을 이룬다. 마치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연기하는 '천송이'가 광고를 찍은 듯하다. 과연 대중이 전지현에게 원하는 이미지가 이것 하나 뿐인 걸까.
한편 이정재는 최근 출연한 영화 '신세계'·'관상' 등에서 꾸준히 남성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런데 그는 이번 광고에서 돌연 변신해 친근함을 어필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의 이러한 갑작스러운 이미지 변신은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그의 웃음에서 편안함과 행복함이 아닌 비열함을 짚어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야심찬 '믹스 매치'를 기획한 이 광고는 과도한 '믹스 매치'로 인해 세련과 어설픔 사이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잘나가고 잘생긴 두 톱스타의 광고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것이 호감에서 비롯된 것인지 비호감에서 온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e뉴스팀 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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