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남편의 인사상 편의를 노린 부인들의 금품 공세에 장단을 맞춘 공기업 간부의 부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문홍성)는 제3자뇌물취득 혐의로 한국중부발전 본부장급 간부의 부인 박모(55·여)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1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승진을 앞둔 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 소속 직원 4명의 부인들로부터 현금 1900만원과 핸드백 등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부인들은 승격여부 결정을 앞둔 남편을 돕거나 1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사내 안전사고 관련 인사상 불이익이 오지 않도록 할 목적으로 금품 공세를 펼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박씨 집으로 직접 찾아가 금품을 전달했고 1000만원을 건넨 한 부인은 “남편이 동기들에 비해 승격이 늦어 스트레스를 받는다”며 넌지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한국중부발전을 대상으로 공직비리를 점검해 이 같은 사실을 적발하고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검찰 수사대상에 포함된 박씨의 남편은 재판에 넘겨지진 않았으나 감사원 요구로 해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남편은 팀장급 직원들에 대한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하고 승격심사위원회에 승격대상자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는 본부장급 지위에 있었고, 사장의 최종 결정에도 의견을 제시할 수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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