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훈련이 한창인 프로야구. 모든 선수들은 정규시즌을 대비해 구슬땀을 흘린다. 외국인라면 과제는 하나 더 있다. 팀 분위기 적응이다. 개인 기록이 두드러져도 야구는 단체 경기다. 구성원 개개인의 실력만으로는 우승할 수 없다. 팀플레이가 밑바탕이 돼야 한다. 최근 프로야구라면 더욱 그렇다. 전력 평준화로 손발을 얼마나 맞추느냐에 리그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끈끈한 협력 플레이는 그라운드 밖에서부터 다져진다. 서로를 이해하고 아껴야 한다. 그래서 룸메이트는 중요하다. 원정경기나 전지훈련에서 선수들은 두 명이 한 방을 쓴다. 1인 1실을 사용하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다르다. 장단점이 있다. 2인 1실은 선후배나 비슷한 또래의 조합이다. 여기서 후배 특히 신인선수에게는 선택권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선배들은 심부름을 시키거나 잡다한 정리를 요구한다. 먼저 일어나서 깨워달라고도 한다. 사실 그들의 마음도 편하지만은 않다. 사생활이나 습관이 노출돼 함께 지내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렇다고 고참과 한 방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장점은 무엇일까. 같은 포지션의 선후배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경기 노하우 등은 그렇게 전달된다. 서로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다. 그 사이 팀워크는 자연스럽게 단단해진다. 김응룡 한화 감독은 룸메이트 구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잠재력이 큰 유망주를 어려운 선배와 붙이지 않는다. 주눅이 들어 성장 속도가 느려질 것을 우려한다. 그래서 직접 룸메이트를 지정하기도 한다.
외국인선수는 독방을 쓴다. 동료들과 어울릴 시간이 그만큼 적다. 외로움에 지치면 적응을 못하고 퇴출되기도 한다. 일본리그에 진출했던 국내 선수들은 원정경기에서 혼자 방을 쓰며 외로웠다고 한다. 국제전화로 마음을 달래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이 밖에서 일을 잘 하려면 무엇보다 집안이 안정돼야 한다. 그래야 걱정 없이 일에 전념할 수 있다. 프로야구도 다르지 않다. 팀이 잘 돌아가려면 그라운드 밖부터 잘 정비해야 한다. 그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룸메이트를 구단들은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성했을까. 또 외국인선수에게는 얼마나 배려할까. 벌써부터 정규시즌이 기대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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