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미국의 경제 회복과 일자리 창출, 심각한 빈부격차 해소를 위한 정책을 의회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독자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저녁 워싱턴 DC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 신년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에서 "미국은 가만히 멈춰서있지 않으며 나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를 '행동의 해'로 만들자”고 제안한 뒤 “성장을 촉진하고 중산층을 강화하며 기회의 사다리를 세우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일련의 정책을 의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의회가 당파적 교착상태에 벗어나 경제적 기회를 회복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더 많은 미국인 가족들의 기회를 넓혀주기 위해 의회의 승인 없이 언제 어디서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최저 임금인상, 장기 실업자 구제, 직업훈련 프로그램 확대와 같은 대형 경제정책의 의회 승인을 받지 못한다면 행정명령을 통해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 앞서 연방정부의 계약직 근로자들의 시간당 최저 임금을 현행 7달러 25센트에서 10달러 10센트로 상향조정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CNN은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어젠더를 가로막고 있는 의회에 강력한 압박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 해결을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이제 세계의 투자자들은 중국이 넘버 원이 아니라, 미국을 그렇게 부르고 있다”면서 “우리는 메이드 인 유 에스 에이(Made in USA)가 찍힌 상품을 위한 시장 개척에 함께 노력해야한다”며 경제 살리기를 위한 초당적 협조를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포괄적 이민개혁법에 대해 “(이민 개혁을 통해) 우리의 경제를 키우고 앞으로 20년동안 1조 달러 가깝게 재정적자를 감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철저히 경제회복과 일자리 창출, 사회 경제적 격차 극복을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실제로 이날 연설에서 일자리(38회), 고용 또는 실업(17회), 경제(11회), 중산층(5회), 평등 또는 불평등(8회), 기회(10회), 공정(3회), 최저임금(3회) 등의 단어가 주로 사용됐다.
그동안 강조됐던 북한 정권이나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독자적 행동’을 거듭 강조한 것은 의회내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에 맞서 경제와 빈부격차 해소에 초점을 맞춰 국정을 주도하면서 오는 11월 중간선거 승리까지 견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정연설 이후 메릴랜드주 프린스조지 카운티를 비롯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위스콘신주 밀워키, 테네시주 내슈빌 등 현장을 순회하며 자신의 내세운 정책에 대한 적극 홍보에 나설 예정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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