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북한과 일본 정부의 당국자가 최근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비밀리에 접촉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8일 일본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 등 3명이 지난 26~27일 하노이에 머물며 북한 외무성의 유성일 일본과장 등과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12년 8월 북한과 일본의 외교부 과장급 협의에 출석했던 유 과장도 당시 하노이에 체류 중이었다고 신문은 확인했다. 다만 유씨 외 여타 북한 관계자의 존재와 접촉 자체는 확인되지 않으며 북한과 일본 간 협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도쿄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과 일본이 하노이에서 접촉했다고 보도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임기 내에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목표로 대화가 시도되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북한 측에서는 식민지 지배와 과거사에 대한 '청산'을 일본에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도쿄신문은 참석자 가운데 송일호 북한 외무성 북일국교정상화교섭 담당대사, 오노 게이치(小野啓一) 일본 외무성 동북아과장이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런 사실은 일절 없다"며 보도를 부인했다.
그러나 그는 "아베 정권으로서는 자신의 손으로 납치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며 "그런 결의를 기반으로 모든 가능성을 모색하면서 지금 전력으로 대응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스가 장관은 외무성 간부가 하노이를 방문했느냐는 물음에는 "알지 못한다"며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달 초 3박4일 일정으로 북한에 다녀온 안토니오 이노키 일본 참의원은 북일 우호친선협회의 고문인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납치문제 담당상의 방북을 원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과 일본은 2012년 11월 몽골의 울란바토르에서 외무성 국장급 협의를 한 것을 끝으로 공식회담을 중단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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