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민주당이 새해 들어 벌써 두 번째 호남을 방문하면서 6ㆍ4 지방선거 '안방 사수 작전'에 나섰다.
김한길 대표와 당 지도부는 20일 광주광역시와 전북 전주시를 잇따라 방문했다. 김 대표는 광주광역시 양동시장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김 대표는 회의를 마친 뒤 바로 전북 전주로 이동해 시장 상가를 방문하고 지역 언론인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호남을 찾은 것은 지난 2일 광주 국립 5ㆍ18 민주묘지를 방문한 지 18일만이다. 민주당의 이번 호남행은 텃밭인 호남 민심을 다잡겠다는 복안이다. 양승조 최고위원이 이끌고 있는 지방선거기획단은 조만간 본부 체제로 확대개편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이미 당직 인선에서도 호남 출신 인사를 대거 중용한 바 있다. 전북 고창 출신의 정균환 전 의원이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으며, 수석대변인을 맡은 이윤석 의원과 전국직능위원회 수석부의장에 임명된 이상직 의원 역시 모두 호남 지역구 의원들이다. 최재천 전략홍보본부장과 박광온 대변인은 전남 해남 출신이다.
이 같은 민주당의 '호남 집중' 움직임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사전 단속이다. 실제로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은 민주당 지도부 보다 하루 전 광주를 방문해 신당 설명회를 열었다. 새정추에 합류한 뒤 자체적인 첫 지역 방문지로 광주를 택한 것이다. 윤 의장은 이 자리에서 "안철수 신당의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민주당이 호남을 방문하는 것"이라며 "호남을 만나러 온 것인지 안위나 당선에 대한 걱정 때문에 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민주당에 전면전을 선포했다. 안 의원도 지난달 26일 "새정치 거센 불길 타오르길 기대한다. 낡은 사고와 체제를 호남에서 과감하게 걷어내달라"며 호남지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안 의원이 이렇게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호남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의 주도권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호남은 민주당의 경우 핵심지지기반, 안 신당 측은 '영남+호남'의 당위성 저변확대란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호남 민심잡기 경쟁은 갈수록 격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호남 지역 민심은 최근 안개 정국이다. 대선 직후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과 안철수 의원에 대한 기대감이 합쳐져 지역 정세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우리 리서치에 따르면 '민주당이 호남의 정치적 입장을 잘 대변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광주시민의 73.1%가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