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사물인터넷(IoT)이 최근 글로벌 가전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냉장고와 TV를 해킹해 75만건의 스팸 메일을 발송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는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최초의 해킹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7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정보보안업체 '프루프포인트(Proofpoint)'의 보안전문가들은 최근 해커들이 홈 네트워크 환경에 적용된 각종 기기의 보안취약점을 이용해 대량의 스팸메일을 살포했다고 발표했다. 약 10만개의 가전제품이 여기에 이용됐으며, 여기에는 가정에 설치된 컴퓨터는 물론 네트워크 라우터, 스마트TV, 그리고 최소 1대 이상의 냉장고가 포함됐다.
이같은 사물인터넷 해킹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올해 1월6일까지 이뤄졌으며, 세계 각국의 기업과 개인들에게 75만건의 스팸 메일이 발송됐다. 75%는 전통적인 형태의 PC 환경을 이용하고, 25%는 스마트 가전을 통해 이뤄졌다.
프루프포인트 전문가들은 '씽봇(Thingbot)'이라 이름붙인 해킹툴이 사물인터넷 네트워크에 침입해 원격으로 이들 스마트홈 가전제품에 설치된 것으로 파악했다. 아직까지 사이버공격이 어떤 특목표를 특정해 이뤄졌는지,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사물인터넷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물을 연결해 사물-사물간 정보를 소통하는 지능형 서비스를 말한다. 더 쉽게는 생활 속 각종 가전제품 기기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쓸 수 있는 환경이다. 최근 들어 전동칫솔부터 냉장고에 이르기까지 인터넷 연결 환경을 제공하는 가전제품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사물인터넷 글로벌 시장 규모도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최근 구글은 스마트홈 기업 네스트를 32억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프루프포인트의 데이비드 나이트 정보보안사업부 책임자는 "사물인터넷 제품들은 대부분 보안상태가 허술하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봇넷 등의 감염 발생시 이를 감지하거나 고칠 방법이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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