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대회 생중계·10분 드라마·메이저리그 경기 독점제공···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인터넷TV(IPTV)와 케이블TV 업계가 각 사별 개성을 내세우며 올해의 모바일 콘텐츠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안방 TV에 집중됐던 콘텐츠가 '손바닥'으로 옮겨간 결과다. 콘텐츠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각 사업자 간 콘텐츠와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올 상반기부터 자체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미국에서 콘텐츠 제작으로 성공을 거둔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를 모티브로 해 사업을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비디오 대여로 시작해 초고속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스트리밍 비디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업체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정치 스릴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는 지난해 에미상 감독상을 수상하고 편당 81억을 웃도는 제작비가 들 정도의 대작으로 평가된다. 지상파, 케이블, IPTV에서도 볼 수 없는 이 드라마를 오직 넷플릭스 가입자만 볼 수 있듯이 CJ헬로비전도 특화된 '킬링 콘텐츠'를 내놓겠다는 포석이다.
CJ헬로비전이 이같은 시도를 할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쌓아온 생중계 경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티빙은 지난해 생중계를 통해 총 6개의 생중계 방송을 제작했다. 앞서 3주 간 세계 최고 권위의 사이클 대회인 '투르 드 프랑스' 전 경기를 생중계했고 영화 '용의자' 쇼케이스 생중계도 동시 접속자 수 3600명을 기록했다.
CJ헬로비전이 모바일 특화 콘텐츠 확보에 집중하는 것은 앞으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tv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시간과 공간에 제약을 받지 않는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는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크게 성장했다. 그 예로 VOD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핀'의 소비량을 살펴보면 2013년 12월 소비량은 2011년 동기보다 610% 성장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국내 모바일 트래픽 비중이 이미 64% 수준에 달하고 2017년에는 74%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은 CJ헬로비전 뿐이 아니다. KT미디어허브도 자체 제작한 예능 프로그램과 모바일 환경에 맞는 '10분 드라마'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서비스된 '열개소문'은 연예인과 기자들이 팀을 이뤄 방송계의 뒷얘기를 나누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KT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편당 평균 1만 건이 넘는 클릭수를 기록하고 있다. 10분 드라마는 많은 인기를 얻은 추억 속 드라마를 10분 내외로 짧게 편집해 보여주는 내레이션 드라마다.
SK브로드밴드는 스포츠 매니아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특화 콘텐츠를 주력을 제공하고 있다. 모바일tv 중에서는 유일하게 메이저리그(MLB) 경기를 독점 계약 해 중계하고 키즈 전용채널(Ch.B키즈)을 론칭해 24시간 방송하고 있다. 뽀로로, 로보카 폴리, 라바, 브루미즈 등 SK브로드밴드가 투자한 독점 콘텐츠를 포함한 콘텐츠를 24시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현대HCN는 판도라TV와 합작 설립한 '에브리온TV'를 통해 '20분의 마법'을 일궈냈다. 직장인들의 평균 출퇴근 시간이 20분 전후라는 점을 파고들어 TV에서는 회당 50분 단위로 편집했던 콘텐츠를 회당 15~25분 단위로 제공한다. TV로만 시청할 수 있었던 총 5개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계열사 중 3개 채널(드라마,여성오락,아웃도어)을 최적화해 모바일 전용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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