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0명 이상 대권 도전장 던져
다양한 이해관계로 군웅할거
뚜렷한 1강 없이 경쟁 모양새
차기당권·지방선거 출마 의도도
6·3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국민의힘에서만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고심하고 있는 인사가 10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권 도전만으로도 차기 당권에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이해관계까지 뒤섞여 출마 선언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거나 예고한 인사는 안철수 의원,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나경원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9명이다. 이외에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이장우 대전시장, 최경환 부총리, 윤상현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이 대선 출마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출마를 밝힌 이재명 전 대표,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과 출마를 고심하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소속된 더불어민주당과 이준석 의원을 대선후보로 지명한 개혁신당(1명), 출마를 고심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있는 새미래민주당(1명) 등을 합쳐도 국민의힘 쪽 후보들이 2배 이상 많다.
정치권은 국민의힘에서 대권 도전 열풍이 이어지는 이유로 '강력한 리더십의 부재'를 꼽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20대 대선에서 승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역대 최소 표 차(24만7077표 차이)로 2위를 이 전 대표가 3년 동안 당권을 쥐고 있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잦은 지도부 교체로 당내에서 꾸준히 입지를 쌓은 인사도 부재한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구심점을 잃은 상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이번 대선 경선을 도전할 기회로 보고 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부터 여론조사에서 이 전 대표가 30~40%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반면 10%대의 김문수 전 장관을 제외하면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도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당내 경선을 뚫고 본선에 나서, 범진보·친 이재명 여론 대 범보수·반 이재명 여론으로 붙는다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일부는 조기 대선 과정에서 체급을 올려 차기 당권이나 내년 지방선거에 광역자치단체장으로 출마하려는 의도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은 현재 당내 리더십과 유력 대선 주자 둘 다 부재한 상황"이라며 "지도부가 비상계엄·탄핵에 대한 성찰을 보이지 않는 상태인 만큼 각자 의견과 이해관계가 다른 다수의 후보가 나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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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는 출마자 수가 도를 넘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고 밝힌 한 국민의힘 다선 의원은 "유권자들이 볼 때는 출마자 수가 많으면 경선 집중도와 관심도가 떨어질 수 있다"며 "유력한 대항마가 없는 상황에서 당이 후보 등록부터 1차 컷오프까지 짧은 기간을 둔 건 이런 고민도 담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도부가 후보 신청을 오는 14~15일에 받고, 일주일 뒤인 22일 1차 컷오프에서 4명만 남기는 것도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이라는 해석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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