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파업 18일째, 정부 강도높은 비판
"수서발 KTX 자회사, 민영화 하지 않을 것"…입장 재확인
"한국철도, 114년 독점하면서 적자 만성화…경쟁통해 개선해야"
"자회사 설립은 요금낮추고 서비스 질 높이기 위한 것" 강조
"명분없는 파업, 타협은 없다"…엄정한 대응 경고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차에 접어든 철도파업에 대해 "명분이 없다"며 "투쟁에 밀려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협상은 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민영화를 하지 않겠다"는 설득적 어조에서 톤을 높여 강경한 대응을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현 부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 서울청사에서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김재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과 함께 '경제와 민생안정을 위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우선 현 부총리는 장기간 파업으로 인해 국가경제가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지금은 어렵게 살린 경제회복의 불씨를 확산시켜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있다"며 "철도파업으로 국가경제의 어려움이 누적되고 국민들의 생활에도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에 대해서는 "독점체제에서 벗어나 공공부문 간 경쟁을 통해 요금을 낮추고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 부총리는 "한국철도는 경쟁 없이 114년을 독점을 달려오면서 경영상 비효율로 적자가 만성화되고 막대한 부채가 쌓였다"며 "방만경영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국민의 혈세로 매년 메우도록 책임을 지게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 방안대로 코레일과 수서발 KTX 자회사가 서로 경쟁하게 되면 국민들은 두 회사의 서비스를 비교할 수 있고 동시에 원가구조도 투명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에서도 지금보다는 훨씬 질 높은 서비스를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경쟁으로 경영을 효율화 해 빚을 줄이고 서비스 질을 높일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계속 빚을 늘려가다가 국민에게 떠넘길 것인가의 선택일 뿐'이라는 것.
그는 "이것이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의 '전부'라며 "독점을 유지한 상태에서는 경영 개선이 어렵고 독점의 이익은 국민이 아닌 구성원에게만 돌아간다"고 역설했다.
이에 현 부총리는 철도노조에 대해 "하지도 않는 민영화를 핑계로 파업을 강행하고 있다"며 "명분이 없는 것이고 타협을 통해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에 현 부총리는 "투쟁에 밀려서 국민 혈세를 낭비시키는 협상은 결코 하지 않겠다"며 "불법철도파업으로 경제전반에 걸쳐 1조원 이상의 손실이 난 만큼 철도를 그렇게 사랑하고 지키고 싶다면 더 이상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부총리는 또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이 의료 공공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의료비가 많이 오르거나 의료의 공공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걱정은 전혀 할 필요가 없다"며 "의료기관 본연의 업무인 의료업 역시 지금처럼 비영리 의료기관만이 수행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료법인의 자법인 역시 "주차장, 장례식장, 해외환자 유치업 등 의료법인에게 허용되는 부대사업에 한해 도입된다"며 "원격진료는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추진하게 되는 만큼 도입되면 농어촌 지역, 연세가 많은 분들이 혜택을 보게 된다"고 해명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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