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30일,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설 10주년을 맞았다. 2001년 3월29일 인천공항 개항으로 국제선의 모든 기능이 인천공항으로 이전되면서, 하루 10여만명의 여객이 드나들던, 한때는 대한민국 대표 관문공항이던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텅 비어버렸다. 당시 인천공항 개항은 국력의 상징이자 나라의 자랑으로 환영하고 축하할 경사였지만, 김포공항으로서는 여객의 절반이 빠져나가는 시련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한국공항공사는 공항 시설 유휴화라는 유래 없는 상황에서도 꺼져버린 불씨를 살리는 마음으로 공항 정상화를 위해 갖은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한일 정상 합의에 따라 2년 만에 김포~하네다 노선을 유치하게 된 것이다. 2003년 11월30일은 서울과 도쿄를 오가는 가장 빠른 하늘 길인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통된 날이자, 김포공항이 다시 태어난 날이기도 하다. 개설 당시 8편이었던 1일 운항횟수가 현재는 24편까지 늘어났으며 여객수송실적도 한 해 60만명에서 200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헤 지난 10년간의 연평균 여객증가율이 16%를 넘어서고 있다.
하네다 노선이 재취항하던 때, 김포공항의 국제선 잠식에 따라 인천공항 허브경쟁력이 약화되고, 인천공항의 여객이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그러나 김포~하네다 노선은 개설 이후 인천공항 수요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도, 오히려 개설초기보다 2배 가까운 신규수요를 창출하는 효과를 나타냈다.
서울과 도쿄 노선의 여객 수는 취항 전인 2002년 283만명 수준에서 김포~하네다 취항 이후 436만명 수준(2012년)까지 폭발적으로 늘어났으며 김포~하네다와 인천~나리타는 노선별 여객수송량 집계에서 1~3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포공항의 뛰어난 도심접근성이 주는 편익과 노선, 비용, 스케줄 측면에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이 커져 신규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전체적인 항공수요를 증대시켰기 때문이다.
특히 이른바 도심공항으로 분류되는 김포공항과 하네다공항은 각각 서울과 도쿄로부터 높은 접근성과 빠른 수속으로 시간이 금인 비즈니스 여객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김포공항은 복합 쇼핑몰까지 갖추고 있어 항공 여객뿐만 아니라 쇼핑과 문화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관광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2003년 한국공항공사는 김포~하네다 직항로를 개설한 이후 중국 홍차오(2007년), 일본 오사카(2009년), 일본 나고야(2010년), 중국 베이징(2011년), 대만 쑹산(2012년) 등 순차적으로 국제노선을 확대해 현재 김포공항은 3개국 6개 국제노선을 하루 58편 운항하고 있다. 인천공항 개항 전과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비로소 김포공항이 국제공항으로서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공항공사는 김포공항의 증가하는 항공수요와 고객의 요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 정부, 항공사 등 이해관계자와의 협의를 통해 공항시설 및 노선을 확충해 비즈포트(biz-port)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더 나아가 김포~하네다 노선이 베이징 및 쑹산(타이베이) 노선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동북아 주요 도시를 1일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한ㆍ중ㆍ일ㆍ대만의 황금 사각셔틀을 완성함으로써 이들 국가 간의 인적ㆍ물적 교류를 원활하게 해 동북아 경제발전과 평화를 이끄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허태윤 한국공항공사 마케팅운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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