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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홍 공판서 ‘SK 사건’ 본격 진실공방…19일 최태원 증인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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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SK그룹 횡령 사건’의 배후 인물로 지목돼온 김원홍씨에 대한 공판이 당사자들의 본격적인 ‘진실공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0부(부장판사 설범식)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김준홍 전 베넥스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김씨의 기존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을 폈다.

김 전 대표는 수사 초기부터 이 사건을 가장 잘 아는 인물로 지목돼왔으며 앞선 최태원 회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핵심 증인으로 채택돼 여러 차례 법정진술을 해온 바 있다. 김원홍씨 측은 이 사건에 대해 “김준홍 전 대표와 개인적인 금전거래를 했던 것 뿐”이라고 주장하며 김 전 대표의 책임을 부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이날 공판에서 “최태원 회장이 (상속 과정에서 양보했던) 최재원 부회장 등을 위해 거액의 자금을 마련해주려고 김원홍씨를 통해 선물·옵션 투자를 했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또한 이날 공판에서 그는 “김 전 대표는 최 회장 형제의 형사책임을 피하기 위해 동원된 ‘바지’에 불과하다”는 검찰의 입장에 부합하는 진술을 쏟아냈다. 지난 SK 사건 항소심 공판 막바지에 이를 무렵부터는 김 전 대표가 이 사건의 ‘심부름꾼’으로 불리기도 했다.


김 전 대표는 증인신문 과정에서 “자금 마련 방안 강구 등 최태원 회장이 시킨 일에 대해 어느 날 갑자기 김원홍 피고인이 전화를 걸어와 관련 이야기를 물어본 것이 이상하지 않았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전혀 이상하지 않았고 당연히 김씨에 대한 투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당시 지시가 범죄행위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 단순히 최 회장이 하는 일에 동원된 것으로 여겼다”고 덧붙였다.


또한 김 전 대표는 진술을 통해 김원홍씨가 이 사건 ‘배후’ 역할을 철저히 해왔음을 드러냈다. 그는 개인스케줄 차 방문한 중국에서 김원홍씨가 어떻게 알고 만나자고 했느냐는 질문에는 “김원홍씨가 수사와 1·2심 공판 관련 자료를 모두 보고 있었기 때문에 내 스케줄도 전부 파악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홍씨의 평소 성향에 대한 언급도 진술을 통해 나왔다. 김 전 대표는 “자금조달과 관련해서 김씨는 항상 ‘많으면 좋다’고 말하며 특별한 설명 없이 시기나 액수 등에 대한 명령을 다급히 내린다”고 진술했다. 이어 “하지만 김씨의 존재에 대해서 주변에 얘기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최 회장 형제 등이 김씨를 어떻게 대해왔는지 내비쳤다.


앞서 김씨는 최태원 회장 등과 짜고 SK그룹 주요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선물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빼돌려 운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1년 초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 상태였던 김씨는 대만에서 체포돼 국내로 송환됐다.


최 회장 형제는 앞선 항소심 공판과정에서 횡령 범행은 김씨 등이 주도해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하며 김씨를 증인으로 법정에 세워달라고 요청했으나 당시 재판부는 이미 심리가 충분히 이뤄진 점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회장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상고했다. 최재원 부회장은 징역 3년6월, 김준홍 전 대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김씨에 대한 다음 공판은 19일에 열리며 이날은 최태원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된다.




양성희 기자 sungh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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