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도매물가 고공행진,성장률 급락...18일 통화정책회의 금리인상 외 대책 없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아시아 3위의 경제대국 인도가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졌다., 성장은 낮은데 물가는 급등하는 형국이다. 인도 물가당국은 금리인상 처방을 내릴 태세여서 성장률은 더욱 떨어지면서 저성장의 수렁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블룸버그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인도의 물가 지표인 도매물가는 11월 7.52% 상승해 14개월 사이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전달과 같은 7%를 나태날 것이라는 시장예상을 깬 높은 상승률이자 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의 물가관리 목표 5%를 내리 여섯 달 째 높은 수준에서 웃도는 기록이다.
소매물가는 더 뛰었다.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24%로 인도가 지난해 1월 소비자물가를 계산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는 식품비가 전년 동월에 비해 19.9% 오르고 전기요금과 연료비가 11.08% 상승하면서 크게 올랐다. 식품비용이 높은 것은 부족한 저장과 유통,전기공급 등 식품의 유통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탓이었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이에 따라 18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RBI의 라구람 라잔 총재는 경제성장이 부진하지만 수요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것 외에 별 도리가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인도 국내외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금리인상을 점친다. 인도 뭄바이의 악시스은행 사우가타 바타챠라야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소 0.25%포인트를 예상하고 0.50%포인트 인상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블룸버그통신이 설문조사한 19명의 경제전문가들 중 11명이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고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도 마찬 가지 견해를 보였다. 이렇게 되면 기준금리인 재할인율은 7.75%에서 8%로 올라간다.
금리가 올라가면 기업과 가계의 차입비용이 올라가는 만큼 투자와 소비를 줄이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관측해도 무방한 대목이다. 인도 경제는 3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4.8% 성장하는 데 그쳤다. 4분기 연속으로 5%를 밑돌았다. 인도 정부는 연간 5%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으나 실현불가능한 목표처럼 보인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8%의 고속 성장을 하던 인도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라잔은 좌절감을 곱씹어야 할 것 같다.
그나마 그가 위로받을 게 있다면 추락하던 루피 가치가 금리인상으로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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