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인수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오는 23일 본입찰을 앞두고 인수참여 후보들 간의 관계가 재형성되면서 인수전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 인수전에 참여한 DGB금융은 경은사랑 컨소시엄에 재무적 투자자(FI)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경은사랑이 BS금융과 DGB금융에 전체 지분의 5%에 해당하는 자금(1000억원 안팎)을 내고 FI로 참여할 것을 제안한 데 대해 DGB금융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다. 지역사회의 반발을 안고 무리하게 인수자금을 동원해 인수하는 것보다 명분과 실리를 동시에 얻겠다는 판단에서다.
DGB금융 관계자는 "경영권을 갖지 않는 대신 경남은행과 공동 마케팅 등을 통해 지역 영업에 시너지 효과를 얻을 계획"이라며 "우선 경은사랑과 손잡고 인수를 성공시킨 후 경남은행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BS금융은 경은사랑 컨소시엄의 제안을 단번에 거절했다. BS금융 고위 관계자는 "5% 정도면 1000억원의 자금이 들어가는데 경영권 없이 단순히 FI로 참여하라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기존 방침대로 단독으로 인수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남지역 상공인으로 구성된 경은사랑 컨소시엄이 최근 국내 최대 규모의 사모펀드운용사인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데 이어 경쟁 후보인 DGB금융지주와도 연대함에 따라 무시할 수 없는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경남은행 인수전은 기업은행과 BS금융, 경은사랑 간 3자 구도로 좁혀지면서 인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경남은행 인수전이 경은사랑 컨소시엄과 BS금융 간 양자 대결로 흐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기업은행이 차기 행장 선임 절차에 들어가면서 인수 동력이 다소 떨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준희 행장이 경남은행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것만큼 조 행장의 거취에 따라 기업은행의 입장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광주은행 인수전에서는 광주전남지역상공인연합과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간의 연대가 무산되면서 지역환원 염원이 요원해질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광주시장까지 나서 광주은행 지역 환원을 위해 연대를 독려했지만 자금조달과 경영권 문제 등으로 양자 간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관계자는 "광주전남지역상공인연합에 연대를 제안했지만 아직까지 답이 없다"며 "거절하겠다는 의사로 알고 독자적으로라도 본 입찰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DGB금융이 경남은행뿐 아니라 광주은행 본입찰도 포기함에 따라 광주은행 인수전은 신한금융과 JB금융, BS금융, 광주은행우리사주조합, 광주전남지역상공인연합 등 5파전 구도로 압축됐다.
한편 경남은행과 광주은행에 대한 예비실사는 18일 마무리된다. 본 입찰은 23일이며 이후 내년 초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