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나만의 장점, 스타일, 열정으로 승부해라" 조언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자신을 잃지 마세요(Be yourself). 나만의 장점, 스타일, 열정을 잃지 말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사는 게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방법입니다."
이영희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부사장은 4일 아시아 여성 리더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보다는 내 기준의 성취, 스펙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 능력과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사장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스스로 삶을 주도할 수 있는가를 생각했다"고 회고하면서 유니레버, 로레알에서 18년간 근무하며 마케팅 업무를 담당하다가 지난 2007년 7월 삼성전자로 옮긴 것도 이같은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역설했다.
그는 "화장품 마케팅을 하던 여자가 전자 회사에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 뉴스감이었다"며 "주변에서 기술도 모르고 체구도 작은데 삼성전자에 적응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당시에도 나만의 믿음으로 주도적인 삶을 살기로 결심했다"며 삼성전자로 옮긴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처음에는 삼성전자 내부에서 이 부사장을 색다르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자유로운 패션 코드의 이 부사장에게 '외계인'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 부사장은 "(그런 시선을) 신경쓰지 않았고 나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삼성전자에서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의 장점을 삼성전자에 보완하려고 했지 결코 회사에 적응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기술, IT 산업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냈고 주도적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당시만 해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같은 수식어 등 기술 중심의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이 부사장의 이 같은 스타일과 아이디어가 접목되며 마케팅 방식도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기술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 사람 중심으로 변화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며 "회사가 소비자 관점에서 생각하다보니 스마트폰에 펜을 결합한 갤럭시 노트 같은 새로운 카테고리의 제품도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우리 마케팅팀 인력 250여명 중 여성 인력은 42%에 달한다"며 "이처럼 여성 인력이 많아지는 가운데 여성들이 자신만의 스타일을 잃지 않으면서 오직 실력, 능력, 프로페셔널한 태도로 승부하고 자기만의 믿음으로 주도적인 삶을 산다면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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