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 출구전략 우려에 13년 만에 첫 하락年 전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국제금값이 또다시 폭락했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미국 달러의 강세와 개선된 경제 지표가 금값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이날 2.7% 하락해 트로이온스당 121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금은 보통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돈을 풀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져 몸값이 올라간다. 하지만 경기 개선으로 FRB의 ‘돈 풀기’가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매도 양이 급증해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FT는 이번 주 발표되는 비농업 고용지표와 3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가 향후 금값 향방에 결정적인 실마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FRB는 특정 경제 목표에 도달할 경우 그동안 금값 상승을 이끌었던 850억달러 규모의 채권매입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시장에선 출구전략 시기를 내년 3월로 내다봤다. 하지만 6일(현지시간) 발표되는 고용지표에서 신규일자리가 20만개를 넘을 경우 12월 출구전략이 유력한 만큼 금값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 가격은 2011년 최고점에서 36% 하락했다. 기관투자가들이 집중 매도한 탓이다. 이들 기관투자가들은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고 물가 오름세가 기대에 못 미치자 금 연동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을 빼 주식시장에 투자했다. 올해 9월까지 금 700t 상당이 금 관련 ETF에서 빠져나갔다.
지난달 금은 35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FRB의 출구전략 우려로 5.3% 급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27%나 빠져 13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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