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대기업 대형마트에서 상품을 공급받는 '상품공급점' 주변에 위치한 슈퍼마켓 10곳 중 7곳의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상품공급점 반경 1km 이내 중소 슈퍼마켓 300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25일까지 '상품공급점 주변상가 경영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품공급점 주변 중소 슈퍼마켓의 69.4%가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응답자의 25.7%는 30%이상 매출이 감소했으며, 10~20% 감소했다는 점포가 18%, 20~30% 감소했다는 점포가 13.7%를 기록했다. 거의 변동이 없다는 점포는 29.3%를 기록했다.
상품공급점의 진출 방식은 신규입점이 57.0%로 가장 많았으며, 기존 점포에서 전환한 곳이 38.3%, 기타가 4.7%로 조사됐다.
중기중앙회는 베이비부머세대의 창업이 늘고 있어 상품공급점의 신규 출점이 계속되고, 향후 골목상권 경쟁악화로 중소 슈퍼마켓의 어려움이 가중 될 것으로 내다봤다.
상품공급점들이 주변 슈퍼마켓보다 경쟁력을 갖춘 부문은 '가격'이었다. 상품공급점은 주변 슈퍼마켓보다 평균 10.1%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품공급점의 54.0%가 주변 슈퍼마켓보다 평균 13.4%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상품공급점의 판매가가 주변 슈퍼마켓보다 비싼 경우는 8.7%에 불과했다.
중소 슈퍼마켓들은 상품공급점에 대해 출점제한·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자의 90.7%가 상품공급점은 대형 유통업체의 변형출점이므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규제 정책(복수응답)으로는 67.0%가 '출점제한'을, 46.7%가 '영업시간 제한·휴일확대' 등을 꼽았다.
이밖에도 소상공인 정책과 관련 ▲3000원~1만원 이하 카드사용 제한 ▲물품의 원활한 반품처리 ▲골목상권만의 판매품목 지정 ▲비싼 보증금에 대한 대책 등을 요청했다.
이운형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정책실장은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품공급점 때문에 골목상권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상공인 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이에 대한 조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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