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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 문화의 대표작 '나주 금동관', 96년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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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영산강 문화의 대표작 '나주 금동관', 96년만의 귀향 나주 신촌리 9호 고분의 금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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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년 전남 나주 신촌리 9호고분에서 출토된 금동관(높이 25.5cm, 1997년 국보 295호 지정)은 발굴 이후 조선총독부박물관, 국립박물관 등을 전전했다. 금동관은 백제의 장식성과 예술성을 보여주는 영산강 지역 대표 역사 유물이다.

이 지역의 가장 이른 고고학 자료는 기원후 4~5세기 무렵 형성된 반남 고분군이다. 반남고분군을 비롯한 영산강유역의 고분들은 커다란 옹관을 사용하고 있는 점에서 다른 지역과 독특한 차별성을 갖는다. 고분을 만든 토착세력은 기원 전후 수백년 동안 한반도 서남부 일대에 자리했던 마한의 중심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신촌리 9호분에서 출토된 금동관은 영산강유역 마한 옹관고분 문화권이 백제에 복속된 이후 문화 수용 과정과 세력의 크기를 설명해 준다.


나주는 경주나 공주ㆍ부여 등의 지역 역사못지 않게 한반도 고대 역사를 구성하는 중요 지역이다. 그러나 전남 일대에 박물관 하나 없어 지역 역사와 유물이 여기저기 흩어질 정도로 홀대 당한 측면이 있다. 바로 신촌리 9호분 금동관은 영산강 유물의 고난을 상징한다.

금동관이 96년 만에 영구 귀향했다.금동관이 자리를 잡은 새로운 보금자리인 국립나주박물관이 오는 22일 개관하는 것이다. 나주박물관의 개관으로 영산강 문화는 새롭게 조명받게 됐다. 나주박물관은 나주시 반남면 신촌리 자미산 자락에 위치하며 대지면적 7만4295㎡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186㎡ 규모다. 인근에 사적 513호인 나주 반남고분군(신촌리ㆍ덕산리ㆍ대안리), 복암리 고분군(사적 404호) 등의 백제시대 고분 유적 및 자미산성(삼국시대 축조, 추정)이 있다. 나주박물관은 무엇보다 기존의 박물관이 도시에 지어진 것과는 달리 유물 현장에 들어섰다.


상설전시실은 제1전시실(1층, 1855㎡/ 570평)과 제2전시실(지하 1층, 개방형 수장고 및 체험전시실, 401㎡/122평)로 구분된다. 제1전시실은 영산강유역을 비롯한 전남 역사의 흐름을 4개의 공간으로 나눠 구성했다. 주요 전시유물로는 나주 신촌리 9호분의 금동관을 비롯한 일괄유물들과 나주 복암리에서 출토된 금판장식, 금동신발, 은제관식 등이 있다. 함께 전시되는 고흥 안동고분 출토의 금동관과 해남 만의총 출토 서수형토기는 5세기 전후 영산강유역의 토착세력과 백제, 신라, 그리고 왜 사이에 이루어진 교섭과정을 보여준다.


제2전시실은 고고학 체험 전시코너와 개방형 수장고, 유물의 보관, 관리과정을 보여주는 수장전시코너로 구성돼 있다. 수장고는 지금까지 박물관 직원들만이 드나들 수 있었던 박물관의 가장 깊은 공간으로 일반 관람객에겐 금지된 구역이었다. 나주박물관에는 총 6개의 수장고와 2개의 문화재전시공간이 마련돼 있다. 그 중 2개의 수장고와 1개의 정리실에 창을 설치해 밖에서 수장고 안쪽을 살펴볼 수 있게 개방형으로 꾸몄다.


수장고 개방은 외국에서 먼저 시도되고 있다. 일본 고베의 매장문화재보존센터나 프랑스 케브랑리 박물관에서도 수장고를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국 빅토리아 앤 앨버트박물관의 경우는 전시실을 수장고의 유물보관장처럼 꾸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립박물관인 넥슨컴퓨터박물관 오픈수장고에서 시도됐지만 국가의 유물을 보관하고 있는 국공립박물관 중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개관과 함께 내년 2월16일까지 열리는 특별전 '천년 목사골 나주'에서는 이 지역 유물 등 1500여점이 선보인다. 신촌리 9호고분 금동관(높이 25.5cm, 1997년 국보 295호 지정)이 가장 눈여겨볼 만한 유물이다. 임진왜란 때 흥양(고흥) 현감 최희량(1560∼1651)이 이순신장군에게 보낸 왜적 격파 보고서 '첩보서목'(보물 660호), 고려시대 나주 출신 명장 정지(1347∼1391)의 갑옷(보물 336호)도 전시된다. '하늘정원'으로 명명된 옥상정원에서는 멀리 호남의 소금강인 월출산과 광주 무등산을 바라볼 수 있다. 또한 반남고분군의 여러 고분들과 산성이 자리한 자미산을 한 곳에서 조망할 수 있다.


한편 나주 박물관은 첨단의 통신기술을 활용한 전시 안내시스템도 마련했다. 스마트폰의 접촉감지 어플을 이용해 관람객들이 자신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전시 설명용 태그에 접촉, 전시유물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제공받은 전시안내 설명자료와 영상은 스마트폰의 SNS 쌍방향 소통기능을 통해 빠른 시간 안에 전파할 수 있다. 나주박물관에서 발신된 전시안내 자료의 영상과 관람객의 멘트를 실시간으로 지구 반대쪽의 친구들이 공유할 수 있고 그들이 남긴 응답 또한 바로 이 곳에서 재확인할 수 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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