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크릿 '판타지' 300% 상승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유명 속옷 업체 빅토리아 시크릿에서 해마다 선보이는 초고가 브래지어 값이 크게 올라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와 연결된 관계가 다시 주목 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의 올해 초고가 브라 '판타지' 가격은 1000만달러(약 106억1000만원)로 책정됐다. 지난 2년 간 250만달러에 그쳤던 게 대폭 상향 조정된 것이다.
해마다 최고 모델이 입고 나와 유명세를 타는 판타지의 값은 최근 몇 년 동안 약세였다. 2010년에는 200만달러로 바닥을 찍었을 정도다. 그러나 올해 가격이 지난해보다 300% 오른 것은 왜일까.
CNBC는 이를 S&P 500과 연결된 '평행선 이론'으로 설명했다. S&P 500은 올해 들어 지금까지 24%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 중이다.
판타지의 가격과 S&P 500의 추이는 매우 유사하다. 이는 1996~2005년, 2009~2013년 뚜렷하게 나타났다. S&P 500이 사상 최고점에 이른 2000년 모델 지젤 번천이 입었던 '레드 핫 판타지' 값은 무려 1500만달러였다. 1996년 100만달러에서 시작한 브라 값이 증시 버블과 함께 치솟은 것이다.
브라 값은 불황 앞에선 꺾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불거진 2006년부터 빅토리아 시크릿은 판타지 가격을 1000만달러 이하로 뚝 떨어뜨렸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겹쳐 판타지 값은 더 떨어졌다. 증시도 같은 방향으로 곤두박질쳤다.
이는 여성의 미니스커트 길이 그리고 증시 흐름 사이에 연관이 있다는 '헴라인 이론'과 유사하다.
한편 올해 선보인 판타지 브라와 벨트는 전문가 14명이 22일 527시간에 걸쳐 제작한 것이다. 판타지는 18K금, 52캐럿의 루비, 4200개의 다이아몬드ㆍ사파이어로 장식됐다.
1996년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선보인 100만달러짜리 이래 판타지는 한 번도 팔린 적이 없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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