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보스턴 레드삭스가 통산 여덟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31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6차전에서 선발투수 존 래키의 호투와 셰인 빅토리노의 맹타에 힘입어 6대 1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4승(2패)째를 거머쥐며 2007년 뒤 6년 만에 메이저리그 정상에 올랐다. 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7회)를 제치고 뉴욕 양키스(27회), 세인트루이스(11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9회)에 이어 통산 월드시리즈 최다 우승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번 우승은 보스턴 팬들에게 조금 특별하다. 펜웨이파크 그라운드에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홈구장에서 축배를 든 건 1918년 뒤 무려 95년 만이다. 더구나 보스턴은 지난해만 해도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최하위(69승 93패)였다. 1년 만에 이룬 반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려온 존 패럴 감독 덕이 크다. 불화가 끊이지 않던 선수단을 훌륭하게 재정비, 1965년 뒤 최악의 성적을 냈던 팀을 동부지구 우승 구단으로 탈바꿈시켰다. 포스트시즌에서도 탬파베이 레이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이어 세인트루이스마저 차례로 격파, 극적인 드라마를 최고의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다.
이날의 일등공신은 단연 빅토리노였다. 2차전에서 보스턴 타선을 6이닝 2실점으로 묶은 마이클 와카를 상대로 3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제이코비 엘스버리의 안타 등으로 맞은 3회 2사 만루 찬스에서 시속 93마일 패스트볼을 때려 좌익수 방면의 2루타로 연결했다. 그 사이 세 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통과해 보스턴은 승기를 거머쥐었다.
빅토리노의 배트는 다음 타석에서도 빛났다. 스티븐 드류의 홈런과 마이크 나폴리의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한 4회 2사 만루에서 바뀐 투수 랜스 린의 슬라이더를 공략, 좌전안타를 터뜨렸다. 그 사이 오티스가 여유롭게 홈을 밟아 보스턴은 점수 차를 순식간에 6점으로 벌렸다.
타선의 불방망이에 래키는 호투로 화답했다. 6.2이닝 동안 안타 9개를 맞았으나 특유 위기관리로 1점만을 내줬다. 시속 92마일의 패스트볼에 커터, 커브, 투심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을 섞어 위기마다 삼진과 땅볼을 곧잘 유도했다. 바통을 차례로 넘겨받은 타자와 준이치, 브랜든 워크만, 우에하라 고지도 남은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매듭, 우승에 일조했다. 특히 타자와는 7회 2사 만루 위기에서 앨런 크레이그를 1루수 앞 땅볼로 처리, 세인트루이스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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