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건설 809% 급증..쌍용건설도 1934% 늘어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종목은 모두 관리종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총 증가율 1위 기업은 벽산건설이다. 벽산건설은 시총이 지난해 말 70억4400만원에서 지난 30일 640억3900만원으로 809.03% 급증했다. 벽산건설은 현재 관리종목에 지정된 상태다. 지난해 3월 자본잠식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으며 그동안 분기보고서 미제출, 반기검토의견 의견거절 등 관리종목 지정 사유가 추가돼 왔다. 현재는 회생절차개시신청으로 변경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시총이 가장 많이 불어난 기업은 관리종목인 쌍용건설이다. 쌍용건설은 시총이 지난해 말 982억4000만원에서 1조9985억원으로 무려 1934.31%나 늘었다. 쌍용건설은 현재 상장적격성심사가 진행 중으로 거래정지 상태다.
쌍용건설의 시총이 이처럼 비정상적으로 불어난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쌍용건설은 감자에 따른 변경상장으로 거래정지 기간 중 지난 7월17일 단 한차례 거래가 이뤄졌다. 감자로 주가가 2735원에서 13만6800원으로 바뀌었고 변경상장 직후 다시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가 추가 상장됐고 상장주식 수가 늘어나며 시총이 껑충 뛰었다. 시총에 유상증자 후 기준가 조정을 반영해야 했지만 거래정지로 이 과정을 거치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이외에도 시총 증가율 상위에는 관리종목들이 상당수 포함됐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올 들어 시총이 200% 이상 증가한 종목 17개 중 10개가 관리종목이다. 이는 최근 관리종목에 지정된 우선주들이 대거 포함됐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12개 중 3개 종목이 관리종목이었다.
반면 STX와 동양 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의 시총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STX는 지난해 말 대비 시총이 75.96% 줄었고 STX팬오션은 74.23%, STX조선해양은 55.19% 각각 감소했다. 동양증권은 41.0%, 동양은 37.66%, 동양시멘트는 34.51% 각각 축소됐다.
실적 부진 기업도 시총이 큰 폭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어닝쇼크를 기록한 에이블씨엔씨,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은 시총이 전년 말 대비 각각 55.43%, 54.75%, 35.08% 줄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3분기 연속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GS건설도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이래 계속 부진한 실적을 내놓고 있다. 에이블씨엔씨 역시 올 들어 매 분기 부진한 실적으로 시장을 실망시키고 있다.
코스닥은 시총 상위권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시총이 80.58% 증가하며 2위에 복귀한 서울반도체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한때 셀트리온과 시총 1, 2위를 다퉜던 서울반도체는 5위로 밀려났으나 올들어 LED주의 강세를 발판삼아 다시 2위로 복귀했다. 서울반도체의 시총은 지난해 말 1조4109억원에서 30일 현재 2조5479억원으로 올 들어 1조원 이상 늘어났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