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베이비 부머가 대거 은퇴하고 저임금 근로자가 늘면서 향후 20년 동안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2%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미국의 장기성장률을 2.2~2.5%로 예측했다. 이는 지난 2010년 10월 예측한 2.8%보다 최대 0.6%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연방준비제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바클레이스은행 뉴욕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장기 성장률을 1990년대 3%에서 향후 20년 동안은 약 2%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등 전문가들은 미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는 베이비 부머들의 대규모 은퇴와 출생감소 등 인구구조의 변화와 저임금 근로자의 확대가 장기 성장률 하락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앞으로 수백만명의 베이비 부머가 은퇴한다. 조사회사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베이비 부머들은 2011년 65세가 되기 시작했으며 향후 16년 동안 매일 약 1만명이 은퇴연령인 65세에 도달한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2000년 전체 인구의 12%이던 65세 이상 인구는 2030년에는 19.5%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5세 이상의 인구의 소득은 은퇴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해 지출을 줄여서 결국 성잠잠재력에 제한을 가할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뉴욕의 ‘러셀 세이지 재단’이 8월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같은 인구변화는 2030년까지 소득 증가율을 0.5%포인트 깎아내릴 것으로 예측됐다.
코넬대와 상원합동과세위원회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인의 평균 소득은 55세에 정점에 도달하고 70세 이상의 소득은 정점에 비해 30%가, 80세 이상은 50%가 줄어든다.
남은 근로자들 가운데서도 저소득 근로자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설상가상으로 출생도 줄고 있다. 지난해 신생아 출생은 400만명을 밑돌아 14년 사이에 가장 적었다.
이밖에 저소득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에 따른 소득 불평등 현상도 성장 저해 요소로 꼽혔다.
무디스 캐피털 마켓 리서치그룹의 존 론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 지출은 과거만큼 급속하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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