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 최준용 기자]
박중훈은 ‘톱스타’를 통해 처음으로 감독으로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28년 동안 다수의 작품을 통해 관록 있는 연기를 선보인 그의 감독 변신은 성공적이었을까? ‘톱스타’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을 통해 박중훈의 ‘감독 변신기’에 대해 알아봤다.
제작PD 김경민
현장에서 배우가 아닌 '감독 박중훈'은 어땠나?
영화배우 박중훈이기 전에 감독 박중훈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한국영화계에 거의 30년을 몸 담아온 영화인으로서 배우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있어 연기 디렉션의 디테일은 다른 감독님들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고, 영화산업 전반을 통찰하며 현장을 지휘하시는 모습은 첫 연출작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놀라웠다.
엄태웅
감독으로 변신한 박중훈 감독과 함께 작업하게 된 소감은?
웃다가 끝났다. (감독님이) 장난스럽다는 게 아니라 정말 치열하게 찍으셨다. 그렇지만 그 과정이 우리들은 너무 재미있었다. 처음 만나서 얘기 할 때도, ‘저렇게 찍을 수 있겠어? 욕심이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영화가 끝나고 생각해보니 (감독님이) 그 때 했던 약속들을 안 지키신 게 없는 것 같다. 만들 때는 작업현장에 놀러 온 것처럼 재미있게, 배우가 편할 수 있게, 그리고 온 스태프가 다 행복할 수 있게 해주셨다. (감독님이) 오랜 배우생활을 하면서 어디가 문제고 어디가 아프고 어떨 때가 힘들고 이럴 땐 어떻게 해야 되는지 너무 잘 알고 계셔서 그런지 스태프들이나 배우들이나 너무너무 행복하게 작업했던 것 같다.
박중훈 감독과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나 좋았던 점이 있다면?
박중훈 감독님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연기하면서 너무 편했다. ‘이거 어떤거지? 어떤 감정이지?’ 이런 생각보다는 (감독님이) 너무 정확하게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배우로서는 참, 너무 고마웠고 편했다.
그리고 항상 시범을 보여주셨다. 모니터를 보시면서 연기를 하고 계시고 막 하고 싶어 하시는 것 같았다. 연기로 다 보여주셨기 때문에 씬을 보면서 ‘어느 순간, 어떤 사람의 표정을 생각해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면 박중훈 감독님 표정이 생각나고 그렇게 비슷하게 연기를 하고 있었다. 감독과 배우가 닮아가게 된 것 같다. (연기)톤이나 감정의 기복을 감독님이 직접 연기를 해서 보여주시니까 편했다, 물론 똑같을 순 없겠지만. 그런 것 역시 연기하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
김민준
박중훈 감독의 디렉션은 어땠나?
박중훈 선배님이 디렉션을 할 때는 ‘역시 카메라 앞에 서는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시는구나’라는 걸 느꼈다. 예를 들어, 아주 중요한 신인데 몇 테이크가 남지 않았고, 힘든 상황에서 연기자의 마음을 독려하는 방법들이 역시 박중훈 감독이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이현
소이현에게 박중훈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
늘 좋았다. 워낙 유쾌한 분이라 현장 분위기를 항상 즐겁고 밝게 해주셨다. 감독 이전에 배우인 대선배님의 에너지를 받았던 것 같아서 현장이 즐거웠다. 그래서 연기하는 게 재미있었다. 조금 힘든 신이나 감정적으로 어려운 신들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어떻게 찍어야 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촬영이) 재미있었고 배려를 많이 받았다.
최준용 기자 cj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