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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의 실리콘밸리, '쑤저우공업원구'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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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정부, 입주 기업들에게 생활편의까지 제공…글로벌 기업 투자 러시

[중국(쑤저우)=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하늘 아래 천당이 있다면 땅 위에는 쑤저우와 항저우가 있다(上有天堂, 下有蘇杭)."


작자 미상의 이 고시처럼 쑤저우는 천당과 비견될 만한 아름다운 옛 도시다. 수나라 양제가 만든 수로와 호수들은 쑤저우를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게 했다. 지난 1994년 중국 정부가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조성한 '쑤저우공업원구'로 인해 쑤저우는 관광지에서 국제적인 기업도시로 발전했다.

이제 기업들에게 쑤저우는 '동방의 실리콘밸리'로 자리잡고 있다.


◆'동양의 실리콘밸리' 쑤저우공업원구=지난 24일 상해 푸동공항에서 버스에 몸을 싣고 쑤저우로 향했다. 잘 정돈된 고속도로를 지나자 우뚝 솟은 마천루가 가득한 도시가 보인다.

쑤저우공업원구라는 이름에서 기대했던 정체불명의 공장 시설과 수상한 굴뚝,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는 희뿌연 연기는 없었다. 깨끗하고 세련된 도시다.


쑤저우공업원구에는 중국 기업 1만3000여개, 외국기업 2000여개가 입주해있다. 세계 500대 기업으로 손꼽히는 회사만 86개에 달한다. 전자, IT, 바이오, 나노 분야의 최첨단 기업들과 연구소가 즐비하다.


쑤저우공업원구의 전체 규모는 288㎢로 쑤저우시 전체 면적(8488㎢)의 약 3.4%에 불과하지만 전체 경제 규모의 15%를 차지한다. 쑤저우공업원구에 입주한 기업들은 막대한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며, 쑤저우시 전체를 먹여 살리고 있다.


◆기업들의, 기업에 의한, 기업들을 위한 도시=버스에서 내려 쑤저우공업원구의 홍보관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쑤저우공업원구의 시작과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담겨 있다.


쑤저우공업원구는 덩샤오핑이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중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싱가포르와 함께 손을 잡아야 겠다는 계획 아래 조성됐다. 두 나라는 1994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쑤저우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순옌예 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 부주임은 "당시 중국 정부 고위 공무원들은 수시로 싱가포르에 들러 국제도시 설립을 위한 교육을 받았다"면서 "기업 경영을 위한 노하우까지 배우고 온 중국 고위 관리들은 쑤저우공업원구 활성화를 위해 단순히 땅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경영을 측면 지원할 수 있도록 원스톱 행정 서비스와 각종 행정비용을 무료로 제공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투자상담부터 인허가까지 모든 절차 2주에 끝=쑤저우공업원구 관리위원회는 공장 설립, 용지 심사, 환경, 회계, 노무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행정민원을 원스톱으로 처리해준다. 투자상담부터 용지 알선, 인력 확보, 수출입 통관 등 인허가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2주면 끝난다.


쑤저우공업원구 내에 있는 세관은 24시간 운영된다. 급하게 자재를 조달하거나 부품을 수입해 올때 빠르면 4시간, 늦어도 10시간 안에 화물을 받아볼 수 있다.


입주기업 대다수가 최첨단 기술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해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중국 과학기술대, 싱가포르국립대, 영국 리버풀대 등 18개 명문대 캠퍼스가 쑤저우공업원구에 진출해 있다.


◆최고급 도시로 재탄생한 쑤저우공업원구=쑤저우공업원구의 약 30%는 고급 주택으로 조성됐다. 타워팰리스를 연상케 하는 초고층아파트들은 중국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게 한다.


금융지구도 별도로 계획됐다.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며 그들이 거래하는 주거래 은행 대부분을 유치하기 위함이다. 호수 주변에는 고급 음식점들이 즐비하다.


순옌예 부주임은 "쑤저우공업원구는 단순히 기업들의 생산시설들을 유치하는데 그치지 않고 세계 최고의 고급 인재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계획됐다"면서 "1만5000여개에 달하는 입주 기업들은 방대한 일자리를 만들고 이는 쑤저우공업원구를 하나의 대도시로 재 탄생하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쑤저우공업원구에 입주한 기업 임직원들의 비자 및 자녀 교육까지 상담해준다. 기업이 애로사항을 접수하면 해결될때까지 진행상황을 수시로 알려준다.


쑤저우공업원구는 외국 기업들의 자본을 자양분 삼아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아무도 기업들에게 주어진 특혜를 시비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만드는지, 지역 경제에 얼마나 큰 공헌을 하는지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제조업이 사라지고 있는 한국, 매년 일자리를 늘려도 계속 줄어드는 현실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중국(쑤저우)=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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