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마리아노 리베라의 은퇴로 불펜 보강이 시급한 뉴욕 양키스. 대안으로 오승환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 뉴욕 일간지 뉴욕포스트는 “양키스가 일본의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는 물론 한국의 구원투수 오승환에게도 관심을 보인다”고 25일 전했다. 리베라의 공백을 메울 투수로 내다보는 건 아니다. 올해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소화한 우완 셋업맨의 적임자로 심사숙고한다.
우완 셋업맨의 영입은 꽤 절실한 상황이다. 로버트슨의 마무리 배치가 유력한데다 자유계약선수(FA)를 앞둔 조바 체임벌린이 선수단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오승환은 충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양키스는 팀 페이롤을 사치세를 내지 않는 기준인 1억8900만 달러 밑으로 끌어내리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이 측면에서 오승환은 큰 욕심만 내세우지 않는다면 걸림돌이 될 게 없다. 더구나 현 소속구단 삼성에 지불해야 하는 포스팅비용은 사치세와 무관하다. 이와 관련해 뉴욕포스트는 “포스팅비용으로 6천만 달러가 예상되는 다나카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 것”이라고 예견했다.
삼성 역시 빅리그 진출에 관대한 자세를 보일 수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뒤 FA 자격을 얻는다. 국내 다른 구단과의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해진다. 그러나 해외 FA에선 삼성의 동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오승환은 올해도 48경기에 출장, 4승 1패 28세이브의 훌륭한 성적을 남겼다. 철저하게 뒷문을 봉쇄, 선수단을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었다.
붙박이 마무리의 부재에 전력 손실은 불가피하다. 삼성은 마땅한 대안도 마련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발목을 잡기엔 상황이 애매하다. 오승환이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에 대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진 까닭. 재계약 협상에서의 난항은 물론 구단 이미지에 타격까지 입을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적잖은 야구인들은 포스팅비용을 챙기고 다른 방법으로 전력 강화하는 게 삼성에게 최상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오승환의 새 둥지는 어느 곳이 될까. 현재 군침을 흘리는 구단은 양키스를 비롯해 5곳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한신 타이거즈와 오릭스 버팔로스는 공개적으로 구애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오승환의 측근은 “일본보다 미국에 더 관심이 많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어 “드러낸 적은 없지만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선전에 자극을 많이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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