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퇴직연금에 가입한 미국인 다섯 명 중 세 명 꼴로 빚이 저축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24일(현지시간) 금융자문사 보고서를 인용해 401k 퇴직연금 가입자들 대다수가 저축보다는 빚을 더 많이 늘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401k퇴직연금은 미국 소득세법 401조k항에 따라 근로자가 가입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을 말한다.
WP는 빚과 저축 간 불균형은 정부가 세액공제와 자동 퇴직연금 가입 등의 혜택을제공하는 데도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근로자 금융자문 및 조사회사인 헬로월릿(Hellowallet)은 이날 펴낸 보고서에서 빚이 저축보다 빨리 늘고 있는 근로자 비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6~2007년에는 46%였는데 2010~11년에는 64%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가입자 소득 중 빚을 갚는데 쓰인 돈의 비중은 1992 년 20%에서 2010년 22%로 높아졌다. 특히 은퇴연령에 근접하는 가입자의 경우 이 비중은 13%에서 22%로 69%나 증가했다.
가장이 55~64세인 가구는 1달러당 22센트를 대출금을 갚는 데 지출, 젊은 층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은 빚을 줄이고 퇴직을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조언을 받는 50세 이상으로 나타났다.
빚이 빨리 늘어난 주범은 주택과 자동차 대출, 신용카드 빚 증가가 꼽혔다. 고소득층의 경우 신용카드 빚이 37% 증가했고, 주택담보대출도 45%가 불어났으며 자동차 대출 등도 38% 증가했다.
보고서는 미국에서 빚이 소득보다 빨리 늘고 있는 계층은 극빈층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면서 퇴직저축보다 빚이 더 늘어나는 사람들은 대졸에 40세 이상이며, 연소득 5만달러 이상이라고 지적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올리비아 밋첼 경제학 교수는 “사람들이 은퇴대비 저축을 많이 하도록 권유받지 않는다면 부채 무제는 더 악화할 것”면서 “퇴직연금에 자동으로 가입하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빚의 수렁에 빠져 은퇴시 더 큰 자금 부족에 시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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