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글로벌 페이스]공장폐쇄로 유가 출렁이게 한 짐 라트클리프 英이네오스 회장

시계아이콘02분 03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D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것은 늘 힘들었다”


영국 화학기업인 이네오스의 제임스(약칭 짐) 아서 라트클리프(61.사진 아래) 창업자 겸 회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와 사회에 날린 직격탄이다.

[글로벌 페이스]공장폐쇄로 유가 출렁이게 한 짐 라트클리프 英이네오스 회장 짐 라트클리프 英 이네오스 설립자 겸 회장
AD



그는 지난 17일 영국 스코틀랜드 중부 퍼스만의 그레인지머스의 이네오스 화학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해 북해산 브렌트유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이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23일자 FT 인터뷰에서 “우리가 영국에서 제조하는 것은 늘 힘들었다”면서 “영국은 우리한테 수지맞는 장소도 아니었다”고 독설을 뿜어댔다.



한달 남짓 전부터 이네오스는 회사 구제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미국의 값싼 셰일가스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시설 전환을 위한 인프라 투자 보증을 받기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심지어 미국산 가스 인수를 위한 1억5000만 파운드짜리 터미널 설립계획도 진행됐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800여명의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처지가 됐다. 스코틀랜드는 물론, 영국 전체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을 만큼 충격은 크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BP와 ICI, 바스프 등을 사들이면서 이노에스를 연매출 430억달러로 세계 11개국에 51개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으로 키우는 등 영국 제조업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한 라트클리프 회장은 지금 재를 씹는 기분이 됐다.



영국 서부지역 랭카셔주 공업 중심지 맨체스터 출신인 라트클리프는 버밍검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하고 1974년 글로벌 석유기업인 에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식견을 넓히고 싶어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1989년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식 사모펀드 회사인 애드번트 인터내셔널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부터 그는 여러 회사를 창업하며 돈을 벌었다. 그리고 1998년 이네오스를 차려 4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오너가 됐다.


그는 2005년 90억달러를 주고 영국 BP의 석유화학 사업을 인수했을 때 그레인지머스 정유공장과 화학공장도 함께 사들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고 최종 급여 기준으로 지급하는 연금을 신입사원부터 적용하겠다는 회사방침에 반발해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도 참고 회사를 가동한 그였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틀 동안의 파업으로 회사는 5주간 가동을 중단해야 해 1억5000만 파운드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해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고 유가 하락으로 대출계약도 깨야 했다. 은행은 금리인상과 수수료 부과라는 날벼락을 날렸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영국 정부에 부가가치세 납부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라트클리프 회장은 노조가 자기를 ‘배신’을 했다고 생각했으며 도와주지 않는 영국에도 미련을 버렸다.그는 세금을 납부하는 법인 본사를 스위스로 이전했다. 이를 통해 4년간 1억파운드를 절감했다.



그레인지머스의 정유공장과 화학공장이 핵심 원료인 북해의 가스 생산 감소로 난관에 봉착했지만 거는 버텼다. 지난 5년 동안 무려5억97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감수했다.



그러나 참는데도 한계가 있게 마련. 꾹꾹 참고 있던 라트클리프 회장은 마침내 영국의 기업 여건은 최악이라고 입에 거품을 품으며 공장 폐쇄라는 제살깎기를 선택했다.



그는 FT에 영국은 에너지 비용과 물류비용도 값 비쌀 뿐 더러 노동자의 기술은 중간 이하인데 노동조합은 변화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고 연금 비용은 얼토당토 않게 치솟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영국은 최종 급여 기준으로 연금을 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인터뷰 당시 라트클리프 회장은 그레인지머스 화학공장 폐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암시하는 발언은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레인지머스의 시련은 영국 공업 쇠퇴의 큰 그림의 일부”라고 개탄했다.



그는 “환경세 징수로 에너지 비용이 치솟아 영국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녹색 녹색은 매우 좋다. 그렇지만 제조업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면서 “영국은 에너지 도매가격에서 불리한데 거기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소비업체는 이내 사라질 것”이라고 탄식했다.



스코틀랜드 정부와 영국 중앙정부는 뒤늦게 라트클리프를 달랬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떠나버렸다. 영국 정부는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노에스는 공장 재가동은 투자 파트너인 페트로차이나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에드 데이비 에너지 장관은 23일 의회에 출석,영국 투자청에 인수기업을 물색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버스는 정류장을 떠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