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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페이스]공장폐쇄로 유가 출렁이게 한 짐 라트클리프 英이네오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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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영국에서 제조업을 하는 것은 늘 힘들었다”


영국 화학기업인 이네오스의 제임스(약칭 짐) 아서 라트클리프(61.사진 아래) 창업자 겸 회장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영국 정부와 사회에 날린 직격탄이다.

[글로벌 페이스]공장폐쇄로 유가 출렁이게 한 짐 라트클리프 英이네오스 회장 짐 라트클리프 英 이네오스 설립자 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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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난 17일 영국 스코틀랜드 중부 퍼스만의 그레인지머스의 이네오스 화학 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해 북해산 브렌트유를 들썩이게 한 주인공이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23일자 FT 인터뷰에서 “우리가 영국에서 제조하는 것은 늘 힘들었다”면서 “영국은 우리한테 수지맞는 장소도 아니었다”고 독설을 뿜어댔다.



한달 남짓 전부터 이네오스는 회사 구제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미국의 값싼 셰일가스로 공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시설 전환을 위한 인프라 투자 보증을 받기 위해 정부와 협상을 벌였다. 심지어 미국산 가스 인수를 위한 1억5000만 파운드짜리 터미널 설립계획도 진행됐다.



그러나 결국 모든 게 물거품이 됐다. 공장을 폐쇄하기로 했고 800여명의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처지가 됐다. 스코틀랜드는 물론, 영국 전체 제조업이 휘청거리고 있을 만큼 충격은 크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인 BP와 ICI, 바스프 등을 사들이면서 이노에스를 연매출 430억달러로 세계 11개국에 51개 생산시설을 갖춘 기업으로 키우는 등 영국 제조업 발전을 위해 분골쇄신한 라트클리프 회장은 지금 재를 씹는 기분이 됐다.



영국 서부지역 랭카셔주 공업 중심지 맨체스터 출신인 라트클리프는 버밍검 대학에서 화공학을 전공하고 1974년 글로벌 석유기업인 에소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식견을 넓히고 싶어 런던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그는 1989년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식 사모펀드 회사인 애드번트 인터내셔널 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그 때부터 그는 여러 회사를 창업하며 돈을 벌었다. 그리고 1998년 이네오스를 차려 4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는 기업의 오너가 됐다.


그는 2005년 90억달러를 주고 영국 BP의 석유화학 사업을 인수했을 때 그레인지머스 정유공장과 화학공장도 함께 사들였다. 2008년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고 최종 급여 기준으로 지급하는 연금을 신입사원부터 적용하겠다는 회사방침에 반발해 노조가 파업을 벌일 때도 참고 회사를 가동한 그였다.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았다.



이틀 동안의 파업으로 회사는 5주간 가동을 중단해야 해 1억5000만 파운드 이상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 해 매출은 절반으로 줄었고 유가 하락으로 대출계약도 깨야 했다. 은행은 금리인상과 수수료 부과라는 날벼락을 날렸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영국 정부에 부가가치세 납부를 연장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기 좋게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라트클리프 회장은 노조가 자기를 ‘배신’을 했다고 생각했으며 도와주지 않는 영국에도 미련을 버렸다.그는 세금을 납부하는 법인 본사를 스위스로 이전했다. 이를 통해 4년간 1억파운드를 절감했다.



그레인지머스의 정유공장과 화학공장이 핵심 원료인 북해의 가스 생산 감소로 난관에 봉착했지만 거는 버텼다. 지난 5년 동안 무려5억9700만 파운드의 손실을 감수했다.



그러나 참는데도 한계가 있게 마련. 꾹꾹 참고 있던 라트클리프 회장은 마침내 영국의 기업 여건은 최악이라고 입에 거품을 품으며 공장 폐쇄라는 제살깎기를 선택했다.



그는 FT에 영국은 에너지 비용과 물류비용도 값 비쌀 뿐 더러 노동자의 기술은 중간 이하인데 노동조합은 변화에 강하게 저항하고 있고 연금 비용은 얼토당토 않게 치솟고 있다고 열변을 토했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영국은 최종 급여 기준으로 연금을 주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나라 중의 하나”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인터뷰 당시 라트클리프 회장은 그레인지머스 화학공장 폐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암시하는 발언은 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그레인지머스의 시련은 영국 공업 쇠퇴의 큰 그림의 일부”라고 개탄했다.



그는 “환경세 징수로 에너지 비용이 치솟아 영국 산업은 경쟁력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라트클리프 회장은 “녹색 녹색은 매우 좋다. 그렇지만 제조업에 관심이 있다면 그렇지 않다”면서 “영국은 에너지 도매가격에서 불리한데 거기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면서 “에너지 소비업체는 이내 사라질 것”이라고 탄식했다.



스코틀랜드 정부와 영국 중앙정부는 뒤늦게 라트클리프를 달랬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떠나버렸다. 영국 정부는 인수자를 찾고 있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이노에스는 공장 재가동은 투자 파트너인 페트로차이나가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에드 데이비 에너지 장관은 23일 의회에 출석,영국 투자청에 인수기업을 물색할 것을 요청했다면서 “모든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버스는 정류장을 떠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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