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국정감사 위증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내달 1일 열릴 예정인 금융위원회와 금감원 종합감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최 원장이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해 신제윤 금융위원장,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 홍기택 KDB금융그룹 회장 등과 가진 4자회동 진술에서 위증이 있었다며 향후 이를 집중 추궁할 뜻을 내비쳤다.
18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국감에서 최 원장은 송호창(무소속) 의원의 "현재현 회장과 조 수석, 홍 회장과 만나 동양그룹 사태에 대해 논의한 바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 자리에) 현 회장은 없었고 동양 관련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아울러 최 원장은 "조 수석, 홍 회장과는 가끔 만나 시장과 기업들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위증 논란이 불거진 건 이날 오후 김기식(민주당) 의원이 KDB산업은행에서 제출 받은 한 건의 문서를 공개하면서부터였다. 산은 측에서 당시 회동 중 동양그룹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고 알려왔다는 주장이었다.
김 의원은 "회동자리에서 동양그룹 사태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진 것을 산은 측에서 직접 확인해 줬다"며 최 원장의 위증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최 원장은 "동양그룹의 재무상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만 기업 봐주기 차원의 논의가 이뤄졌던 건 아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또 그는 "회동날짜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8월 중하순 경이었던 것 같다"며 "신 위원장도 함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 원장의 거짓진술이 홍 회장 측의 답변으로 드러났다"며 "향후 종합감사에서 조 수석 등을 참석시켜 진상 규명에 나서겠다"고 주장했고, 같은 당 민병두 의원 역시 "어제(17일) 금융위 국감에서 신 위원장은 만난 적 없다고 진술했는데 이 역시 거짓이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최 원장이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은 이후에도 명백한 위증이라며 몰아붙였고, 오후 7시경 한때 감사는 위증 논란과 진행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공방 속 정회가 이뤄지기도 했다.
한편 동양그룹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 피해자들은 금감원 국감 이튿날인 19일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로 집회를 개최하고, 금융당국의 피해자 구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오후 금감원 앞 집회에 참가한 인원은 500여명으로, 앞선 집회 때의 2000여명과 비교해 줄어든 규모였다.
집회를 주도한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는 금융당국에 ▲동양사태 개인 피해자 전원 피해에 대한 전수조사 ▲개인 피해자에 대한 정부 및 금감원의 실질적 피해보상 대책 마련▲금감원과 동양증권, 피해자대책협의회 간 상시 협의체 구축 ▲금감원의 동양그룹 감사 결과 및 자료 공개 등을 요구했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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