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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 5월 임명 10월'…대통령 한방주치의 '지각 임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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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6일' 찍힌 임명장 두 달 지나 전달…해외 순방 빠져 철회 소문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현대판 어의(御醫)'인 대통령 주치의의 임명 과정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일정이 있던 지난 5월 대통령 전용기에 함께 타면서 주치의가 공개됐는데 임명장은 10월에서야 전달됐다. 내정에서 공식 임명까지 꼬박 다섯 달이 걸린 셈이다. 그 사이 세 번 연속 대통령의 해외순방에 동행하지 않아 내정 취소설까지 흘러나오는 해프닝도 발생했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지난 8일 박동석 침구과 교수가 박 대통령의 한방주치의로 위촉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내정된 이후 다섯 달 만에 한방주치의 임명을 공식화한 것이다. 박 교수가 임명장을 받은 것은 지난주다. 임명장에 '8월6일'이라는 날짜가 찍혀있었으니 임명장이 만들어지고 두 달이 지나서야 주인을 만났다.


주치의는 대통령의 휴가와 해외순방, 지방 방문 등 모든 일정에 동행하며 건강을 챙기는 중책이다. 박 교수가 한방주치의로 내정됐다는 소식이 흘러나온 것은 지난 5월 박 대통령의 미국 순방길에 동행하면서다. 하지만 6월 중국, 9월 러시아·베트남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달 초 시작된 인도네시아 방문에도 동행하지 않았다. 반면 양방주치의인 이병석 강남세브란스병원장은 세 번 모두 대통령과 함께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한방주치의 내정을 취소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은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 아직 청와대로부터 임명장을 받지 못한 상태여서다. 병원 관계자는 "대통령 건강과 관련된 사안이어서 공식 임명장이 도착하기 전까지는 박 교수가 한방주치의로 임명됐다고 말을 할 수 없었다"면서 "대통령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뜻으로 임명장을 늦게 주는 관례가 있다고는 들었다"고 말했다.


역대 정권과 비교하면 대통령 주치의 임명이 늦어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14일 만에 최윤식 서울대의대 명예교수를 주치의로 공식 임명하고 이 사실을 언론에도 알렸다. 앞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때는 취임 닷새 전 송인성 서울대의대 교수의 내정 사실을 공식화했다.


박 대통령의 주치의 내정설은 지난 3월 초부터 흘러나왔다. 대통령 주치의가 차관급이라 지난 3월13일 차관급 인사 발표날 함께 임명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주치의 내정설을 흘린 병원에 대해 청와대가 불쾌감을 드러냈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임명이 늦어진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지만 다섯 달 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한 임명장이나 임명 사실을 말할 수 없었던 내정자나 답답한 처지는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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