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더 자주, 깊이 들어올수록 참사 빚을것"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이 한미일 해상훈련에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가 참가한 것과 관련, 모든 군부대에 '전투준비 동원태세'를 지시했다.
8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전날 대변인 담화에서 조지워싱턴호의 부산 입항을 비난하며 "5일 조선 인민군 각 군종, 군단급 부대들에서는 최고사령부로부터 이미 비준된 작전 계획들을 다시 점검하고 미일 침략자들과 괴뢰들(남한)의 일거일동을 각성있게 주시하면서 임의의 시각에 즉시 작전에 진입할 수 있는 동원태세를 유지할 데 대한 긴급지시를 접수하였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미국은 핵동력항공모함을 포함한 미제 침략군의 핵 타격수단들이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지역 상공과 수역들에 더 자주, 더 깊이 들어올수록 틀림없이 예상할 수 없는 참사를 빚어내게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면서 "미제 침략군의 핵 타격수단들이 불의에 당할 수 있는 참혹한 참사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그것들을 때 없이 들이밀고 있는 미국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변함없이 미 행정부가 진실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바라고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관심이 있다면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 먼저 움직이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동원태세는 북한의 비상 대비태세 중 2단계인 '전투준비 동원태세'를 말한다"며 "북한이 통상 한미 연례군사훈련이 있을 때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긴장 상황 조성이 필요할 경우 군 부대와 사회 전체에 가장 낮은 수준인 '비상소집'과 '전투준비 동원태세', '전투 준비태세', 최고 대비태세인 '준 전시상태' 등을 발령해왔다.
인민군 총참모부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서 한미 등을 한층 더 압박하기 위해 이러한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한미일 해상훈련은 8~10일 남해상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태풍 '다나스'의 북상에 따라 연기됐다. 국방부는 이 훈련이 연례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조난 인명ㆍ선박 구조를 숙달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동원되는 주요 함선은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 유도탄순양함 앤티텀호(CG 54), 유도탄구축함 프레블호(DDG 88) 등이다.
이 가운데 미 해군 7함대의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조지워싱턴호는 축구장 3배 크기로, 갑판과 격납고에는 전폭기인 슈퍼호넷(F/A-18E/F)과 호넷(F/A-18A/C), 조기경보기인 E-2C(호크아이 2000), 전자전투기(EA-6B), 대잠수함 초계헬기 시호크(SH-60F) 등 70여대의 항공기가 탑재돼 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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