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대한전선의 오너인 설윤석 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하고 사장직에서 물러난다.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활한 구조조정 진행을 위해 용단을 내린 것이다.
7일 대한전선에 따르면 설 사장은 채권단과 구조조정작업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경영권이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경영권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회사를 살리고 주주와 종업원을 위해 설 사장이 과감하게 스스로 경영권 포기를 결심했다"며 "오너인 설 사장은 물러나지만 회사는 현재처럼 전문경영인에 의해 그대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대한전선그룹의 창업주인 고(故) 설경동 회장의 손자인 설윤석 사장은 2004년 선친인 설원량 회장의 급작스러운 사망 이후 대한전선에 입사했다. 전문경영인 시절에 이뤄진 무분별한 투자 및 경기침체에 따른 자산부실화를 극복하기 위해 구조조정 최전방에 나서서 고군분투해 왔다. 하지만 지속된 경기침체에 따른 영업이익 축소 및 구조조정 대상인 비영업용 자산을 매각할수록 손실 규모가 커지는 등 경영지표가 악화됨에 따라 경영상의 모든 책임을 지고 경영권을 포기한 것이다.
설 사장은 "선대부터 50여년간 일궈 온 회사를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며 "제가 떠나더라도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마음을 다잡고 지금까지 보여준 역량과 능력을 다시 한번 발휘해 줄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채권단의 결정에 의해 경영진이 교체된 경우는 있어도 오너가 스스로 경영권을 포기하고 물러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설 사장의 갑작스러운 경영권 포기가 당혹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의 경영진 및 직원들은 채권단과 긴밀히 협조해 재무구조개선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규 기자 yush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