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논란이 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저자 중 한 명인 이명희 교수가 속한 공주대의 학과장이 이 교과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지수걸 공주대 역사교육과 학과장은 지난 2일 ‘한국역사연구회’ 홈페이지에 ‘교학사판 한국사 바로보기’라는 A4지 33쪽 분량의 글을 올려 교학사 교과서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을 가했다.
지 교수는 교학사 교과서가 검정을 통과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며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이 있고, 또 검정과정을 통과해야 하는데 설마 소문처럼 썼겠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 교수는 곧 “교학사 교과서를 다 읽어본 뒤 제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는 현행 교육과정은 국가 민족사의 '성취' 못지않게 그 '한계'에 대한 '주체적이고 비판적인 이해'를 강조하고 있지만 “교학사 교과서는 한국사에 대한 주체적이고도 비판적인 이해를 거꾸로 '대한민국이나 헌법에 대한 부정 혹은 정면 도전'으로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너무나도 성취 중심, 그것도 이승만·박정희 등 몇 명에 치중한 성취 중심의 역사를 강조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교과서 곳곳에 보이는 '자유민주주의'는 반공과 반북을 위해서는 개인의 자유는 물론 국민의 민주적 권리조차도 언제든지 제약하고 제한할 수 있다는 식의 지배올로기에 다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학사 교과서는 교과서포럼이 만든 대안교과서보다 수준과 품격이 한참 떨어지는 졸작"이라며 "우리나라나 우리 민족의 관점에서 한국사를, 역사를 쓴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국민이나 시민적 관점에서 한국사를 쓴 것도 아닌 그야말로 오가잡탕"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공주대 역사교육과 동문 243명은 지난달 30일 성명을 통해 "이명희 교수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좌우 진영의 이념전쟁으로 몰아가며 비지성적 논점과 행동으로 역사교사를 양성하는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며 이 교수의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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