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빛둥둥섬·한강 아라호·시민요트나루 사업 줄줄이 '난관'
매각도 정상운영도 쉽지 않은 상황··'고민 또 고민'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서울시의 '한강 삼중고(苦)'가 깊어지고 있다. 오세훈 전임 시장 시절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사업에 '중단·연장·철수' 등의 강수를 두며 대응해 왔지만, 이미 투입된 막대한 예산과 이해 당사자간 갈등으로 얽힌 실타래를 풀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을 정하지 못한 세빛둥둥섬과 난항을 겪고 있는 한강아라호 매각에 이어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운영도 탄력을 받지 못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서울시는 지난달 13일 세빛둥둥섬 시행사인 (주)플로섬의 대주주 효성과 운영 정상화에 합의하는 조인식을가졌다. 139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세빛둥둥섬은 시행사에 대한 각종 특혜와 부실한 추진과정이 감사를 통해 적발되면서 운영이 중단돼 2년 가까이 방치돼 왔다. 서울시와 시행사 측은 정상화를 위해 무상사용 기간을 20년으로 줄이고 선기부채납을 후기부채납으로 변경하는 등 한발씩 양보했지만 여전히 남은 과제가 많다.
협약일로부터 1년 이내로 전면 정상화에 들어가려면 업체 선정이 조속히 이뤄져야 하지만 현재까지 마땅한 운영사를 찾지 못한 상태다. 플로섬 측은 "사업 초기 단계에는 운영사가 월 10억원 정도의 임대료를 지급하는 걸로 추진했지만 운영정상화 시기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면 낮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운영사 선정 이후 시민들의 발길을 잡기 위한 콘텐츠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도 숙제다. 이미 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식은 세빛둥둥섬은 부분개장 이후에도 좀처럼 시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3차 입찰까지 실패한 한강 아라호 매각 방안을 놓고도 서울시는 가격 하향조정과 후기부채납으로의 전환을 놓고 저울질을 하는 중이다. 아라호는 1·2차 입찰에서 106억원, 3차에서는 10% 몸값을 낮춰 95억6000만원을 내걸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시는 금주 내로 매각촉진 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지만 어느 쪽을 택하더라도 당초 계획에서 손실을 감안해야 하는 실정이다. 만일 3차 매각가에서 10%를 더 낮춘 86억400만원이 제시된다면 투입된 사업비 112억원에서 30억원에 가까운 손실분을 떠안아야 한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아라호 매각비용에는 선박 외에도 무형자산인 선착장 설치·운영권에 대한 비용이 포함돼 일반선박보다 높은 매각가가 형성돼 있어 인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마리나가 운영 중인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운영도 서울시가 넘어야 할 산이다. 시민요트나루는 BOT 방식으로 민간 운영사가 자금을 조달하고 계약기간 동안 운영 후 기간이 종료되면 정부나 시에 무상으로 양도하게 된다. 전액 민간자본으로 현재까지는 별도 시 예산이 투입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표류하면서 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서울마리나 측은 SC제일은행 측으로부터 대출한 205억원 중 7월까지 2차 대출원금인 35억원을 갚아야 했지만 이를 납입하지 못한 상황이다. 내년 1월 3차 상환일에 내야 할 140억원까지 더해지면 미상환 원금만 175억원에 달해 부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여의도 시민요트나루 사업은 감가상각비를 제하고 2011년 27억원, 2012년 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 관련 사업은 투입예산이나 규모가 큰 탓에 단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예산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손실분을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자산매각 등에 대한 접근을 신중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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