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스피드와 플레이스타일에 따라 선택, 90대 이상은 '저가공'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골프공에도 궁합이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은 골프공에 대한 오해가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피스가 많을수록 비싸고, 스핀력도 강하다"는 편견이다. 2피스에서 3피스, 4피스로 갈수록 고성능이라고 생각하는 셈이다. 물론 피스 고유의 역할이 있다. 하지만 골프공의 성능을 나타내는 지표인 '비거리와 스핀량'을 결정하는 요소는 피스만이 아니다. 재질을 비롯해 딤플의 크기와 깊이, 코어의 크기와 경도 등 다양한 요소들이 조합된다.
"딤플이 많으면 비거리가 늘어난다", "공이 부드러우면 스핀력이 우수하다" 등도 같은 맥락이다. 전문가들은 "딤플의 단순한 개수보다는 총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야 비행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경도도 마찬가지다. 부드러운 골프공보다 오히려 딱딱한 골프공이 스핀력이 높다. 예를 들어 탁구공을 생각해 보자. 만약 탁구공이 부드럽다면 선수들이 강하게 깎아 치는 스핀 샷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아마추어골퍼들의 골프공 선택은 자신의 헤드스피드와 플레이스타일이 중심이다. 당연히 최첨단 소재를 채택했거나 피스가 많은 프리미엄 골프공이 일반적으로는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문제는 그 효과를 실제 얼마나 체감하느냐의 차이다. 미국의 한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가한 핸디캡 2의 '아마추어 고수'는 여러 가지 골프공을 시타해 본 뒤 "느낌이나 탄도에서 큰 차이를 못 느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 경제성이 추가된다. 뛰어난 성능을 활용하지 못한다면 굳이 비싼 공을 살 이유가 없다. TV에서 보는 선수들의 비거리와 스핀력은 어차피 '그림의 떡'이다. 초, 중급자라면 더욱이 공을 자주 잃어버려 사용 물량도 많아진다. 결과적으로 90대 이상을 치는 골퍼라면 2피스 정도의 저가공으로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비용을 절약해 연습에 매진하는 편이 훨씬 낫다.
80대 이내로 진입해 3피스 이상의 공을 고른다 해도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 공의 성능에 남다른 관심이 있다면 일단 헤드스피드에 따라 피스와 경도 등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게 바람직하다. 브랜드와 모델에 따른 선택은 시타가 우선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는 멀리 나가는 공을, 아이언 샷은 구질과 거리 편차 여부를 체크한다. 스핀력은 그린 주위에서 최대한 높게 띄우는 샷을 구사해서 가장 빨리 멈추는 공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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