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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살고 싶은 동네, 대덕연구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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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살고 싶은 동네, 대덕연구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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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연구단지가 올해로 40살이 되었다. 필자가 이 동네에 온 것이 1985년 여름이니 연구단지가 12살 되던 해이다. 그 당시 연구단지의 모습은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대전시에 속에 있었지만 연구단지는 대전으로부터 뚝 떨어져 있는 외딴 곳이었다. 유성까지는 비교적 길이 잘 나 있어 유성이 연구단지의 관문 노릇을 했지만, 유성도 그 당시 유성에서만 운행하는 택시가 있어 대전시에 가려면 할증요금을 내야 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연구단지는 지금의 가정로를 따라 양 옆으로 들어서 있던 출연연구소가 거의 전부였다. 그 길의 가장 마지막에 있는 표준연구소를 지나 지금의 엑스포과학공원 쪽으로 조금 가다 보면 연구단지에 들어오는 해외유치과학자들을 위한 공동관리아파트가 있고 여기에서 연구단지가 끝나게 된다. 여기서부터 길은 왕복 2차선으로 좁아지면서 논 사이를 구불거리는 전형적인 시골길이 되어 대전시로 이어졌다. 필자가 공동관리아파트에 살던 1980년대 중ㆍ후반까지만 해도 여름밤이면 아파트 주변에서 반딧불이를 볼 수 있었으며,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을 설칠 정도였다.

40년이 된 지금의 대덕연구단지는 입주기관만 1339개로 늘어났고, 이곳에서 연구에 종사하는 인력도 2만명이 넘는다. 박사급 연구원만 7000명이 넘어 국내 이공계 박사의 10%가 이곳에 모여 있다고 한다. 외형적으로만 성장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많은 우수한 연구결과들이 만들어져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창조경제를 통해 세계를 리드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고자 하는 정부의 발상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덕연구단지 안에서 현재 28년째 살고 있는 필자가 늘 아쉽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바로 이곳만의 독특한 문화가 없다는 것이다. 대덕연구단지를 바라보는 외부 사람들은 이곳이 좀 이국적이고 배타적이라고 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소통도 없고 무엇 하나 이곳의 차별화된 문화라고 꼬집어 말할 것이 없다.

박사들의 밀도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박사동네라면 무언가 다른 곳과는 달라야 하지 않을까? 그곳에 가면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인 무언가를 볼 수 있고, 연구원들을 만나 과학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렇지만 배타적인 문화가 아닌 차별화되면서도 개방적인 문화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되기를 꿈꾼다. 그런 의미에서 대덕연구단지를 지나는 길 이름부터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부르면 좋겠다고 제안해 본다. 예를 들어 대덕대로는 '세종대로'로 그리고 가정로는 '장영실로' 등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다행히 최근에 이러한 문화와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보이고 있다. 그 하나는 대전문화재단이 주관하는 아티언스 페스티벌이다. 과학과 예술이 만나 이 지역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 보자는 대전시의 의지가 담긴 프로젝트이다. 또 지역 공동체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따뜻한 과학마을을 만들기 위한 모임도 준비되고 있다. 각자가 벽돌 한 장씩이라도 쌓아 소통이 이뤄지고 문화가 만들어 질 커뮤니티 센터를 만들고, 살고 싶은 동네, 가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과학 동네 벽돌 한 장' 모임이 그것이다.


건전한 지역공동체가 자리함으로써 일뿐만 아니라 삶 자체가 좋아지는 곳이 되어야 진정 대덕연구단지는 우수한 인재가 모이고 창의력이 더 발휘되며 융합이 이뤄지는 곳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는 외부에서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안에 사는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만들어 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40세에 걸맞은 과학과 문화가 조화된 대덕연구단지를 꿈꾸어 본다.


박용기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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