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류학자가 서남아프리카 부족 아이들에게 게임을 신청했다. 그는 과자바구니를 나뭇가지에 걸어 두고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에게 상으로 그 과자바구니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학자가 "달려라"하고 외쳤고 아이들은 모두 손을 잡고 달려 나무에 함께 도착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왜 그렇게 함께 달렸는지를 물었고 아이들은 "우분투, 다른 사람이 모두 슬픈데 어째서 한 명만 행복해질 수 있습니까"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우분투(Ubuntu). 아프리카 원주민의 말에는 '우분투'라는 단어가 있다. 우분투는 "우리가 함께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으로 무엇보다 상호 존중의 가치를 담고 있다. 그리고 경제민주화를 비롯해 상생과 동반성장의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최근 '너와 내가 결국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의 회복은 이 아프리카 원주민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한다.
최근의 산업은 급격하고 다양한 융복합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나 조선 산업, 정보기술(IT) 산업이 한데 어우러지고 있고 자동차 산업은 오히려 IT 산업 혹은 디자인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섬유산업에 나노나 바이오산업이 녹아들어가고 있으며 기술도 마찬가지로 여러 기술들이 한데 얽혀 복잡다단해지고 있다.
따라서 나만의 아이디어와 개별 기업만으로는 이런 추세를 따라잡거나 더 이상 어떤 성공도 장담하기 어려운 시대가 된 것이다. 이제 기업의 경쟁력은 협력 중소기업들을 포함해 유관 기업들이 얼마나 잘 어울려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는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동반성장위원회를 구성, 중소기업 적합업종과 품목을 선정하는 등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해 주고 동반성장 문화를 조성하며 이를 확산하기 위한 노력들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동반자와의 관계형성은 자발적이어야 선순환의 구조로 정착될 수 있다. 외압이나 강제 방식 혹은 보여주기식의 동반자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고 환경이 바뀌면 언제든지 폐기돼 버릴 가능성이 높다.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동반성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함께 만들고 서로 윈윈(Win-Win)해가면서 성장의 과실을 함께 나누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는 것에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2002년 사회공헌투자액은 1조865억원이었으나 2011년에는 3조1241억원으로 급증했고 활동 건수도 2004년 572건에서 2011년에는 200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공헌도 최근 동반성장으로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SK그룹도 2005년 동반성장을 행복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인식하고 '행복동반자 경영'을 선언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SK의 새로운 경영 체제인 '따로 또 같이 3.0'에서 동반성장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그룹 차원의 동반성장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도 동반성장을 사회공헌분야에까지 확대해 좋은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SK이노베이션은 공동 기술개발이나 자금지원 등을 중심으로 추진해온 중소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 영역을 사회공헌 분야로까지 확대했다. 즉 사회공헌 아이디어나 의지가 있어도 예산이나 노하우 부족 등으로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협력사들에게 전문 컨설팅부터 자금까지 패키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다.
동반성장을 통해 기업들은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하고 사회전체는 행복이 극대화돼 결국 나 혼자만의 행복이 아닌 우리 모두의 지속 가능한 행복을 만들 수 있다. 상생의 참된 의미는 나에게도 좋고 상대방에게도 좋고 사회에도 좋은 것임을 기억하며 서로에게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선물할 수 있을 때 동행의 의미는 더욱 빛날 것이다.
강대성 SK행복나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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