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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4년제 대학 나와 또 전문대 가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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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제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이 어렵자 전문대에 들어가려는 젊은이들이 한 해에 46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합격해 전문대에 다니는 경우는 1200여명꼴이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전문대학교육협의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13학년도 4년제 대학 졸업자 1만3995명이 전문대에 지원했으며, 이 중 3705명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4년제 대졸자가 취업을 위한 전문기술을 익히기 위해 전문대에 다시 입학하는 '전문대 유(U)턴입학'은 부실한 대학교육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당장 대학을 두 번 다님에 따른 개인적인 비용 부담이 적지 않다. 유 의원은 전문대 U턴입학생 3705명이 대학 4년 동안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이미 1700억원을 부담한 데 이어 전문대를 졸업하기 위해 2∼3년 동안 추가로 1000억원을 지출해 두 번 대학을 다니는 데 쓰는 비용만 총 2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취업하기 위해 대학을 두 군데 다니는 젊은이들이 수천명에 이르는 현실은 안타깝다. 사회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교육비 낭비는 물론 대학을 나와 첫 직장을 잡는 '입직(入職)연령'이 더욱 늦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잦은 휴학 등에 따라 이미 우리나라 젊은이의 입직연령은 28.7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6년 정도 늦다. 이렇게 출발부터 늦으니 외환 딜러나 애널리스트 등 빠른 판단과 분석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뒤처진다.


한국의 '늙은 신입사원'으로는 글로벌 무한경쟁 체제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 심각한 청년실업이 근본 문제이지만, 무작정 4년제 대학에 진학시키고 보자는 학벌 중심의 진학 지도를 바꿔야 한다. 중고교 단계에서 학생의 적성과 장래 희망 등을 고려해 실업계 고교와 전문대를 선택하도록 지도해야 할 것이다. 실용적인 진로 지도가 자리잡는 데에는 대학 간판보다 능력과 기술이 우대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중요하다.

4년제 대학들도 각성해야 한다. 산업과 직업의 변화 및 기업 현장의 인력 수요에 맞춰 학과와 커리큘럼을 개편해야 한다. 연간 1000만원에 이르는 등록금을 받아 건물을 크게 짓고 남은 돈을 쌓아두기 이전에 우수한 교수진을 충분히 확보하고 교육 내용을 특성화ㆍ차별화하는데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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