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데스크칼럼]파도 일으키는 바람을 보고 있나요?

시계아이콘01분 41초 소요

[데스크칼럼]파도 일으키는 바람을 보고 있나요?
AD

벌써 약 700만명이 영화 '관상'을 봤다고 한다. 추석 연휴에 가족들이 단체로 이 영화를 보는 바람에 하루 100만명의 관람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고향을 찾았거나 찾지 않은 주변 지인들 중 상당수도 가족 단위로 즐겼다 하니 영화 강국의 대작으로 인정받을 만하다.


흥행 성공에는 송강호와 김혜수, 백윤식, 이정재, 조정석 등 스타들의 뛰어난 연기가 밑받침 됐겠지만, 관상이라는 소재로 조선시대의 한때를 재해석해내는 의도와 구성이 한몫하는 것 같다. 천재 관상가가 계유정난 속에 단종을 지지하는 김종서와 세조가 될 수양대군 사이에서 인생과 미래를 읽어내고 또 그에 휘둘리는 묘미를 준다.

신의를 지키려다 아들을 가슴에 묻게 된 관상쟁이 송강호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파도를 보며 이렇게 얘기한다. "나는 그 사람의 관상만 보았지, 시대를 보지 못했다. 파도만 보고 바람은 보지 못했다. 파도를 만드는 건 바람이건만…."


시시각각 변하는 현상에 매몰돼 큰 흐름을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했다는 회한을 그 말로 대신한다. 많은 영화 관람객들이 이 대사가 가슴에 오래 남는다는 데 공감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장삼이사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는 셈이다. 이런 과오는 많은 이들이 겪는 일상사 중 하나여서다. 치열하게 살아가고는 있으나 큰 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수많은 변화상을 일일이 지켜보면서도 뒤늦게 원인을 파악하기 일쑤이다.

논점을 산업으로 돌려본다면 이렇게 풀이가 가능해진다. 일감은 줄어들고 경쟁은 치열해지며 '레드오션'으로 전락한 산업이 한두 개가 아니다. 건설산업 역시 마찬가지다. 경제 부흥기에 대표적인 산업이었던 시절은 한참 과거지사다. 각종 사회ㆍ환경적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용부담 요소는 늘어나고 소비자들의 권익찾기로 인한 리스크는 커져간다. 과거의 상념에 빠져있기에는 현실이 너무 가혹하다. 새로운 트렌드를 읽어내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설사들은 그래서 너도나도 수주에 열심이다. 건설업을 자전거 라이딩으로 비유하는 연로한 CEO의 얘기를 차치하더라도, 어떤 산업이든 일감을 따내지 못하면 고사할 수밖에 없다. 일감을 찾기 위한 노력은 처절하다. 많은 CEO가 퍼스트 클래스에 몸을 싣고 폼나게 해외 현장을 찾지만, 그 속내는 까맣게 타들어간다는 뒷얘기들은 너무 흔하게 듣는다. 일감을 확보하면 곧 수익을 챙기는 것이란 말은 철 지난 유행가일 뿐이다. 국제적인 흐름에 따라 어떻게 원가가 상승할지 알 수 없어 원가관리에 좌불안석이다. 돈을 쥔 발주처들은 갈수록 영리해지며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되돌아볼 것이 큰 흐름이다. 파도를 만드는 바람을 읽고 대처해야 송강호처럼 시대의 뒤안길에서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고 시대를 이끌어갈 수 있겠다. 과연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워나가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큰 흐름을 파악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투자를 제대로 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를 살펴보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액의 5.9%인 11조8924억원을 연구개발(R&D) 투자로 썼다. 이에비해 상위 20개 건설사의 R&D 투자비를 모두 합쳐보니 1962억원이다. 워낙 기업규모에 차이가 있어 금액으로 따지면 초라할 수밖에 없으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으로 살펴봐도 차이가 많다. 2011년의 2.70%보다 줄어든 2.51%였다. 연구인원은 915명으로 1년 전보다 915명 줄었다. 매출액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는 건설 기업들의 현주소다. 이는 변화를 읽어내고 선도하지 않으면 영화 '엘리시움'의 신세계를 창조하는 주체로 서지 못할 것이라는 경고이기도 하다.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읽어낼 혜안을 갖출 수 있도록 투자가 절실하다.






소민호 건설부동산부장 sm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