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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기초연금' 후퇴와 선거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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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기초연금'이 당초 약속보다 크게 후퇴할 것이 확실해 졌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80%에 소득과 국민연금 수령액에 따라 최대 월 20만원 이내에서 연금을 차등지급하는 내용의 기초연금 방안을 마련,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이다.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월 20만원씩 일괄 지급' 하겠다던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서 대상과 지급액 모두 크게 후퇴한 것이다. 주무부처인 복지부의 진영 장관이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기초연금 공약은 애초 무리였다. 급속한 노령화에 노인빈곤율이 45.1%에 달하는 현실에서 기초연금 도입 필요성엔 국민 모두가 공감한다. 문제는 재정이다.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최대 20만원 이내 차등 지급만 해도 매년 8조5500억원이 든다. 가뜩이나 세수가 부족한 상황에서 실현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기초연금 공약 후퇴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한 것뿐이다.

기초연금만이 아니다. 4대 중증질환, 무상 보육, 반값 등록금 등 공약도 축소될 조짐이다. 4대 중증질환의 경우 2016년까지 단계적으로 건강보험 혜택을 확대하기로 했지만 재정 부담이 큰 선택진료비 등 3대 비급여는 제외된다. 무상 보육은 재정부담을 둘러싸고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으로 중단 위기에 놓였다. 반값 등록금도 예산 부족으로 약속했던 내년 실시는 어렵게 됐다고 한다.


불가피한 선택이라지만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은 못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 장관 한 명이 물러나서 끝날 일이 아니다. 공약을 철석같이 믿었던 국민들에게 박 대통령이 직접 공약 불이행의 경위를 소상히 설명하고 사과하는 게 옳다. 그런 연후 대안을 제시하는 게 순리다.

기초연금에서 보듯 재정을 고려하지 않은 장밋빛 복지 공약의 변질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준다. 화의 근원은 정치권의 무분별한 포퓰리즘이다. 여야 모두 반성해야 한다. 이번 기회에 기초연금 뿐 아니라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 등 복지 공약을 전면 재점검해 실행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복지 공약을 구조조정하든지, 아니면 세금을 더 걷어 이행하든지 빠른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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