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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동양 지원 '밑 빠진 독'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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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교보증권은 23일 오리온에 대해 "동양그룹에 대한 자금지원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우려를 불식시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투자의견은 '매수'에서 'NR(Not Rated·투자의견 없음)'로 내렸다.


정성훈 연구원은 "최근 언론에서 오리온그룹이 '친족기업'인 동양그룹 지원을 검토한다는 소식과 함께 채권단과 금융당국의 요청이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면서 "이번 문제가 해결될 때 까지 투자판단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02년 9월 동양과 오리온은 완전하게 계열 분리된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교보증권은 오리온의 입장에서 개인차원의 지원과 회사차원의 지원 모두가 문제된다고 판단했다. 정 연구원은 "담철곤 회장이 개인적으로 지원을 할 경우 경영권 방어 이슈 등 오리온의 심각한 경영공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미 모친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의 오리온 주식 2.66%는 전량 동양네트웍스에 담보로 제공된 상태. 담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대출을 빼면 현재 담보제공 가능 주식 수는 120만9269주(20.26%)에 불과하다. 추가적인 주식담보를 제공할 경우 경영권 유지가 어렵고 담보권 상실로 경영공백이 불가피해지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회사 차원의 지원도 문제다. 배임과 주주 저항 때문이다. 오리온의 재무구조상 현금성 자산은 4253억원으로 현금 유동성은 양호하지만 설비투자와 경상투자를 빼면 지원 가능금액은 크게 줄어든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의 자산 중 일부를 사주는 방안이 거론되나 여유자금 2000~3000억원 규모로는 턱도 없어 동양그룹의 부실이 오리온그룹에까지 전이될 수 있다.


자금지원으로 인한 효과도 불투명하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동양그룹 5개 발행사의 단기조달 자금은 기업어음 8946억원, 단기사채 2562억원 등 1조1508억원으로 추산된다"면서 "회사채를 감안하면 그룹 전체가 내년 상반기까지 약 3조원규모의 단기성 차입금의 만기가 도래해 현 상태에서의 자금지원은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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