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외에 디어앤코 등 다수 기업으로 투자 다각화한 덕분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 미국 소프트웨어 회사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년 연속으로 미국 최대 부자로 평가됐다. MS가 그에게 부를 가져다 준 것은 사실이지만 그의 재산이 올 들어 근 100억달러나 더 늘어난 것은 다른 기업에 투자한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그래서 기부를 하는 것보다 재산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제 전문 잡지 포브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400대 부자 명단을 발표하고 게이츠가 순자산 720억 달러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1994년 이후 20년 연속으로 1위다. 2위에 오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재산(585억달러)보다 무려 135억달러나 많다.
게이츠의 재산은 올 들어 근 100억달러나 불어났다. 게이츠가 기부활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그의 재산은 기부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 결국 미국 최고 갑부에 등극한 것이다.
게이츠의 재산이 불어난 것은 그가 한 투자 덕분이다. 물론, MS도 재산이 불어나는 데 도움을 줬다. 지난달 스티븐 발머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을 때 주가가 한때 36달러 이상까지 올랐고 현재 대략 32달러 이상에서 거래되면서 게이츠의 재산을 불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MS 지분은 게이츠 재산의 5분의 1에 불과하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지적했다. 포브스도 이를 인정한다.
따라서 그의 재산의 대부분은 다른 기업에서 나온다. 게이츠의 투자회사 캐스케이드는 미국 최대 농기계 회사인 디어앤코와 캐나다국영철도, 멕시코 재벌 펨사 등의 지분을 상당 수준 보유하고 있다고 포브스는 전했다.
이런 투자 다각화가 좋은 결실을 맺으면서 게이츠의 재산을 불리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s Billionaire Index)에 따르면, 게이츠의 재산은 올 들어 98억달러나 증가했다. 올해 초 재산도 지난해 초에 비해 70억달러나 더 많았는데 더 불어난 것이다. 버핏 회장의 재산이 올해 125억달러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은 적지만 그래도 어마어마하다.
게이츠는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부자들의 모임인 '기빙 플레지(Giving Pledge)'의 설립자로 2007~2012년에 최소 280억달러를 기부했다. 그렇지만 투자수익이 늘면서 그는 20년 연속 갑부라는 지위를 누리고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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